독일의 케르버가 2016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4400만호주달러)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서리나 윌리엄스(35·미국)를 2-1(6:4/3:6/6:4)로 꺾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끈질긴 수비로 호주오픈서 이변
14년만에 그랜드슬램서 첫 우승
조코비치는 결승전서 머리 꺾어
대회 2연패·통산 6번째 우승컵
14년만에 그랜드슬램서 첫 우승
조코비치는 결승전서 머리 꺾어
대회 2연패·통산 6번째 우승컵
서리나 윌리엄스(35·미국)가 친 공이 아웃된 순간, 그는 라켓을 공중에 던진 뒤 살포시 코트에 드러누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일어설 줄 몰랐다. 2003년 프로테니스 선수가 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처음 맛본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우승. 1회전에서 일본의 도이 미사키(25)와 만나 매치포인트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해 2-1(6:7<4>/7:6<6>/6:3)로 역전승을 거둔 그였기에 우승은 더 의미가 있었다. 독일 브레멘 태생인 그는 “이제 나도 드디어 그랜드슬램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됐다”고 울먹였다.
세계 6위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가 30일 저녁(현지시각) 호주 멜버른파크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센터코트)에서 열린 2016 호주오픈(총상금 4400만호주달러) 여자단식 결승에서 이 대회 7번째 우승을 노리던 세계 1위 서리나 윌리엄스를 2-1(6:4/3:6/6: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그랜드슬램대회에서 2011년 유에스오픈과 2012년 윔블던 4강 진출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케르버는 우승상금 340만호주달러(29억원)를 거머쥐었다. 서리나와의 상대 전적도 2승5패가 됐다. 독일 선수가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99년 프랑스오픈 때 슈테피 그라프 이후 약 17년 만이다.
1m73, 68.2㎏의 크지 않은 몸집으로 왼손잡이인 케르버는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2012년과 2013년 대회 챔피언 빅토리야 아자란카(27·벨라루스)를 2-0(6:3/7:5)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뒤, 결승에서 끈질긴 수비로 괴력의 서리나를 무력화시키는 등 호주오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쳤다.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22회 우승으로 슈테피 그라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서리나는 이날 무려 46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서리나가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한테 2번(2001년 유에스오픈, 2004년 윔블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서맨사 스토서(호주)한테 각각 1번씩(2008년 윔블던, 2011년 유에스오픈) 패한 바 있다.
31일 열린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2위 앤디 머리(29·영국)를 3-0(6:1/7:5/7:6<3>)으로 누르고 통산 6회 우승(2008, 2011, 2012, 2013, 2015, 2016년)의 금자탑을 쌓았다. 1961~1967년 사이에 6차례 정상에 오른 로이 에머슨(호주)과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프로선수들의 그랜드슬램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4월 이후(The OPEN ERA)로는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트로피를 11개(윔블던 3회, 유에스오픈 2회 포함)로 늘렸다. 프랑스오픈에서만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조코비치와 머리는 2011, 2013, 2015년에 이어 이번까지 4차례 호주오픈 결승에서 만났는데 모두 조코비치의 승리로 끝났다. 머리는 2010년 대회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한테 패한 것을 포함해 5번이나 호주오픈 2위를 차지했을 뿐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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