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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ATP 선수는 ‘큰돈’ 버는줄 아시죠?

등록 2016-01-25 19:15수정 2016-01-25 21:56

*클릭하면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통] 테니스 상금 갈수록 양극화
“작년 상금으로 21만달러를 벌었다. 스폰서십과 이벤트 경기 초청료로 6만달러를 추가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작년 투어를 다니면서 개인 경비로 7만5000달러를 썼다. 추가적인 투어 경비는 3만5000달러, 여기에 세금은 7만5000달러가 빠져나갔다. 대회 때마다 라켓 줄을 묶는 것도 300달러 이상이다. 전부 합해 9000달러가 들었다.”

2013년 8월 당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순위 92위에 올라 있던 마이클 러셀이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털어놓은 얘기다. 세계 100위 안에 드는 선수지만 그의 생활은 빠듯하기만 하다. 그가 15년 동안 투어 생활을 하면서 벌어들인 상금은 210만달러(25억원). 그러나 생활은 그리 풍족하지 않다. 투어 선수로 들어가는 경비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전담 코치와 트레이너에게 지급하는 돈도 그의 호주머니에서 나간다. “테니스는 힘든 운동”(마이클 러셀)이라는 말 속에는 ‘육체적인 힘듦’만 녹아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4대 메이저 상금 합하니
사상 첫 1억달러 넘어섰지만
조기탈락자가 받는 건 ‘쥐꼬리’

연간 40만달러 벌어 100위여도
전담 코치에 트레이너까지
투어 경비 빼면 별로 안남아

챌린저·퓨처스 상금은 더 야박
개인통산 71차례 우승 선수가
총상금 12만달러밖에 못벌기도

스폰서 없으면 대회출전 부담돼
승부조작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
“상금 분배 형평성 높여야” 지적

2015년 4대 메이저대회 상금은 모두 합해 사상 최초로 1억달러(1194억원)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1억3500만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만 해도 총상금 규모가 작년과 비교해 호주오픈이 10%(4400만호주달러·369억원) 늘어났으며, 윔블던은 7.6%(총액 4220만달러·503억원), 유에스(US)오픈은 10.5%(4230만달러·505억원) 정도 오를 예정이다. 4대 메이저대회 중 상금액이 가장 많은 유에스오픈의 경우 1990년과 비교해 작년까지 총상금 규모가 429% 올랐는데 2018년에는 5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테니스 상금이 메이저대회나 에이티피1000 같은 마스터스 대회에만 쏠리는 데 있다. 유에스오픈 상금 규모가 25년 동안 429% 폭등하는 사이, 같은 기간 투어 아래급인 챌린저 대회 상금은 거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한 외신은 “에이티피1000시리즈 상금까지 합하면 2018년까지 총상금이 14% 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에이티피250시리즈를 포함한 챌린저 대회 등은 3~5%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테니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단적인 이유라고 하겠다. 영국 킹스턴대학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3년 상위 50위권 선수들은 연간 평균 100만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51~100위 선수는 20만달러밖에 못 벌었다. 101~250위 선수들의 수입은 8만5000달러에 그쳤다. 과연 8만5000달러를 벌고 투어 경비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남자프로테니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비교해도 잘 드러난다. 2015 시즌 동안 상금으로 100만달러 이상 벌어들인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선수들은 37명뿐이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개인종목 사상 최대인 2164만6145달러의 상금을 챙겼으나, 2015 시즌 상금순위 10위 조윌프리드 총가(프랑스)조차 221만3690만달러밖에 못 벌었다. 반면 피지에이에서는 작년 한해 102명의 골퍼가 100만달러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다.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1203만465달러를 벌었고, 상금 10위 지미 워커도 24개 대회에 참가해 452만1350달러를 챙겼다. 순위가 밑으로 갈수록 상금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데 세계 100위는 39만6536달러(ATP·파올로 로렌치)-101만5707달러(PGA·채드 캠벨), 세계 150위는 21만3551달러(ATP·매슈 에브던)-57만8571달러(PGA·샘 손더스) 등의 차이를 보인다. 종목별 특징과 상대성을 고려해도 남자프로테니스에서 최상위권 선수와 하위권 선수들의 상금 격차가 꽤 크다.

한창 진행중인 호주오픈만 해도 그렇다. 올해 남녀 단식 우승자는 2년 전과 비교해 43.3%가 증가한 380만호주달러(34억원)를 거머쥔다. 그러나 같은 기간 1라운드(128강) 탈락자가 받는 돈(3만4500호주달러)은 겨우 15%(2014년 3만호주달러)가 올랐다. 올해 2라운드(64강) 탈락자는 6만호주달러, 3라운드(32강) 탈락자는 9만7500호주달러를 받는다. 메이저대회나 마스터스가 아닌 대회의 조기 탈락자 상금은 더욱 야박하다. 테니스 선수들이 고의 패배 등의 승부조작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챌린저와 퓨처스 대회의 열악함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대회 참가가 오히려 적자일 수도 있다. 일례로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는 데뷔 후 71경기를 우승할 동안 벌어들인 총상금이 12만달러에 불과했다. 71경기 중 61경기가 우승 상금이 2000~3000달러에 불과한 챌린저나 퓨처스 대회였기 때문이다. 대회 참가를 위한 항공료 등을 제하고 나면 빈털터리가 된다. 그러나 세계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는 성적을 내야만 하기 때문에 경제적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대회에 꾸준히 참가할 수밖에 없다.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재단 원장은 “스폰서 없이 개인 경비로 대회를 참가하는 선수는 브로커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한번 져주고 받는 돈으로 몇 번의 대회를 더 나갈 수 있다면 그런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에이티피 선수위원회도 하위권 선수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상금 분배의 형평성에 관심을 보여 왔다. 메이저대회 조기 탈락자의 상금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도 보이콧까지 결의했던 선수위원회의 힘이 컸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세계 200위권 선수였던 아일랜드 출신의 오언 케이시는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승부조작은 보통 상금이 적은 프로 투어 경기에서 나온다. 에이티피 250 같은 낮은 레벨의 프로 투어 경기 상금을 올린다면 선수들이 유혹에 덜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또한 “챌린저급 대회도 지역 사회 마케팅을 통해 상금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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