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폭로…승부조작 의혹 확산
윔블던 등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에서도 ‘승부조작’(Match fixing)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9년 전 간접적으로 승부조작 제의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털어놨다.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2016 호주오픈에 출전중인 조코비치는 18일(현지시각) 정현과의 남자단식 1회전 뒤, ‘2007년 러시아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오픈 때 1회전에서 패하면 20만달러(2억400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는데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이에스피엔>(ESPN)과 영국 <비비시>(BBC) 등이 보도했다.
조코비치는 “직접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바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지식과 정보로 톱 수준의 대회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챌린저대회 수준의 대회에서는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 있다. 그것에 대해 내가 말할 자격은 없다”고 말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어느 수준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누구한테 죄가 있는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17차례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그는 “우리 스포츠의 고결함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비시>와 <버즈피드 뉴스>는 “윔블던 등 최고 수준의 대회에 승부조작이 만연하다는 증거를 담은 비밀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계랭킹 50위권 안에 들었던 선수 중 16명이 경기에서 고의로 패했다는 의심을 ‘테니스진실성단체’(TIU)로부터 받아왔다. 이들 중에는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자들도 포함돼 있었지만, 이들은 계속 경기를 뛰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의 크리스 커모드 회장은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테니스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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