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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 실력 맞아?…다 모였네, 테니스 고수!

등록 2015-12-28 19:25수정 2015-12-28 20:50

스포츠온 전국 최강클럽 ‘두만강’
유석준 회장(가운데 왼쪽) 등 두만강 클럽 회원들이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백석체육공원 테니스코트에 모여 내년에도 전국 최강 클럽의 명성을 이어가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양/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유석준 회장(가운데 왼쪽) 등 두만강 클럽 회원들이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백석체육공원 테니스코트에 모여 내년에도 전국 최강 클럽의 명성을 이어가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양/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백석체육공원 실외 테니스코트. 평일 오전 10시를 넘긴 시간인데, 20여명 정도 동호인들이 3개 코트에 나뉘어 게임을 신나게 즐기고 있다. 복식 경기 랠리를 지켜보고 있자니, 실력들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엘리트 선수처럼 허리가 뒤로 확 젖혀지는 멋진 폼으로 서브를 넣고, 스트로크면 스트로크, 발리면 발리, 거의 다 기본기가 탄탄해 보이는 폼들이다. 전국 테니스 동호인 클럽 중 최강임을 자부하는 ‘두만강’ 클럽 사람들이다.

클럽명은 ‘둘이 만나 강해지자’ 뜻
실력자 대거 모여 6년전 팀 창설
57명중 40명이 전국대회 우승자
올해 60개팀 출전대회도 정상에

항공사 기장·경찰·농업인 등 다양
수도권 각지서 고양 코트 찾아와
“구력 10년 정도면 누구든지 환영
함께 땀 흘리며 스트레스 풀어요”

“저희 클럽 회원이 57명인데, 40명은 전국대회 우승자들입니다.” 유석준(49) 회장의 말에 입이 쩍 벌어진다. 아파트 단지 코트를 중심으로 생성된 일산새도시 쪽 테니스클럽 중 이만한 실력자들이 대거 모인 클럽을 찾기란 힘들다. 그런데 클럽 이름이 왜 하필이면 두만강일까? “우리나라 동호인 테니스대회는 복식 위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대회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이죠. 파트너가 꼭 필요한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둘이 만나 강해지자’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 지은 겁니다.” 6년 전 김황일씨(현재 클럽 고문)와 함께 두만강 클럽을 창설한 유 회장의 설명이다.

두만강은 지난 4월 전국 각지에서 공 좀 친다는 60개 클럽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 제18회 고양시 호수배(3복식 경기로 승패 가림) 우승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최강임을 입증했다. 현재 동호인 테니스대회는 크게 카타(KATA)와 카토(KATO)가 주관하는 대회가 주류를 이룬다. 한 회원은 “우리 클럽에서 전국대회 우승자 거의 매주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두만강 회원들은 월~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오전 9시~오후 2시 3개면의 코트를 빌려 복식 경기를 즐긴다. 직장에서 근무할 시간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6년 전에 보니, 낮에 시간이 나서 공을 칠 수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게다가 공도 잘 치고…. 우리 클럽에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부터, 교대근무를 하는 경찰·소방공무원, 항공사 기장, 지하철공사 직원, 자동차 딜러, 농업종사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멀리서는 경기도 포천에서부터 인천, 강화도에서까지 공 치러 모여든다. 이날 강화도 선원면에 온 전동철(28)씨는 “한달에 한두번 정도 오는데, 여기는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 실력들이 좋다.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어서 지난 2월 회원에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보기 드문 20대인 그는 전국대회 신인부 2, 3등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기장도 5명이나 회원으로 있는데 대한항공 이재완(52) 기장은 “골프도 쳐봤는데 테니스가 더 재밌다”며 웃는다. 왼손잡이인 그는 2003년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전국대회 신인부 랭킹 8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도 해야 하고 거리도 멀어 한달에 두세번만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클럽 회원들 간의 친목과 우의는 돈독하다고 한다. “성격 다른 사람, 생각 다른 사람들이 만나 운동을 하는데, 같이 공을 치다 보니 성격 까칠한 사람도 동화되더라고요. 우리 클럽 사람들 지난 6년 동안 말다툼 한번 없었습니다. 클럽이 아니라 식구라 합니다. 운동 뒤에는 항상 점심도 같이 먹습니다.”(유석준 회장)

이순규씨가 지난 3월 헤드컵에 출전해 멋진 발리 플레이를 하고 있다. 뒤는 복식 짝인 김일웅씨. 두만강 클럽 제공
이순규씨가 지난 3월 헤드컵에 출전해 멋진 발리 플레이를 하고 있다. 뒤는 복식 짝인 김일웅씨. 두만강 클럽 제공
회원 중에는 전국 왕중왕전 우승 경험이 있는 사람이 유 회장(전국 대회 5회 우승 경력)을 비롯해, 이순규, 김일웅, 정남철씨 등 4명이나 된다. 이들 중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거주하며 건축자재업을 하는 이순규(47)씨가 최근까지 6년 남짓 카타 왕중왕부(헤드부) 랭킹 1위를 달리며 전국 최강을 뽐냈다. 1m78, 82㎏의 균형 잡힌 몸집인 그는 대학 동아리 활동 때 처음 라켓을 잡았는데, 20년 구력에 2002년부터 전국대회 복식에서 70회 정도 우승했다고 한다. 이씨는 “동호인 테니스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실력+알파(α)로 알파가 더 중요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구체적으로 복식 경기의 파트너십, 집중력, 체력, 게임 요령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씨는 체력 관리를 위해 매일 아침 동네 헬스클럽에서 개인 피지컬 트레이닝을 하고, 일주일에 세번 정도 테니스를 친다. 두만강 말고도 동네에서 백두산·맨투맨 클럽 등에 가입해 돌아가면서 공을 친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살며 자영업을 하는 김일웅(49)씨도 두만강을 대표하는 강자다. 3년 전 카토 랭킹 1위에 올랐고, 올해는 순수 동호인 출신으로 ‘지도자부’ 단식 우승도 한번 했다. 대학 1년 때 동아리 활동으로 처음 라켓을 잡은 그는 1998년부터 전국대회 복식 50회 이상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9월 부천복사배에서는 엘리트 출신 지도자를 6명이나 누르고 지도자부 챔피언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씨는 “테니스는 운동 게임이자 놀이 게임이다. 건강 유지에 도움 되고 재밌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헬스장과 체대입시학원을 운영하며 테니스를 즐기는 유석준 회장은 “평일 낮 아무 때나 오면 누군가는 반겨주고, 같이 땀 흘리며 평소에 쌓였던 각종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곳이 두만강 클럽이다. 우리 회원들과 게임이 가능한 분(구력 10년 정도)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고양/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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