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온 전국 최강클럽 ‘두만강’
유석준 회장(가운데 왼쪽) 등 두만강 클럽 회원들이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백석체육공원 테니스코트에 모여 내년에도 전국 최강 클럽의 명성을 이어가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양/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실력자 대거 모여 6년전 팀 창설
57명중 40명이 전국대회 우승자
올해 60개팀 출전대회도 정상에 항공사 기장·경찰·농업인 등 다양
수도권 각지서 고양 코트 찾아와
“구력 10년 정도면 누구든지 환영
함께 땀 흘리며 스트레스 풀어요” “저희 클럽 회원이 57명인데, 40명은 전국대회 우승자들입니다.” 유석준(49) 회장의 말에 입이 쩍 벌어진다. 아파트 단지 코트를 중심으로 생성된 일산새도시 쪽 테니스클럽 중 이만한 실력자들이 대거 모인 클럽을 찾기란 힘들다. 그런데 클럽 이름이 왜 하필이면 두만강일까? “우리나라 동호인 테니스대회는 복식 위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대회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이죠. 파트너가 꼭 필요한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둘이 만나 강해지자’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 지은 겁니다.” 6년 전 김황일씨(현재 클럽 고문)와 함께 두만강 클럽을 창설한 유 회장의 설명이다. 두만강은 지난 4월 전국 각지에서 공 좀 친다는 60개 클럽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 제18회 고양시 호수배(3복식 경기로 승패 가림) 우승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최강임을 입증했다. 현재 동호인 테니스대회는 크게 카타(KATA)와 카토(KATO)가 주관하는 대회가 주류를 이룬다. 한 회원은 “우리 클럽에서 전국대회 우승자 거의 매주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두만강 회원들은 월~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오전 9시~오후 2시 3개면의 코트를 빌려 복식 경기를 즐긴다. 직장에서 근무할 시간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6년 전에 보니, 낮에 시간이 나서 공을 칠 수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게다가 공도 잘 치고…. 우리 클럽에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부터, 교대근무를 하는 경찰·소방공무원, 항공사 기장, 지하철공사 직원, 자동차 딜러, 농업종사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멀리서는 경기도 포천에서부터 인천, 강화도에서까지 공 치러 모여든다. 이날 강화도 선원면에 온 전동철(28)씨는 “한달에 한두번 정도 오는데, 여기는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 실력들이 좋다.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어서 지난 2월 회원에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보기 드문 20대인 그는 전국대회 신인부 2, 3등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기장도 5명이나 회원으로 있는데 대한항공 이재완(52) 기장은 “골프도 쳐봤는데 테니스가 더 재밌다”며 웃는다. 왼손잡이인 그는 2003년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전국대회 신인부 랭킹 8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도 해야 하고 거리도 멀어 한달에 두세번만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클럽 회원들 간의 친목과 우의는 돈독하다고 한다. “성격 다른 사람, 생각 다른 사람들이 만나 운동을 하는데, 같이 공을 치다 보니 성격 까칠한 사람도 동화되더라고요. 우리 클럽 사람들 지난 6년 동안 말다툼 한번 없었습니다. 클럽이 아니라 식구라 합니다. 운동 뒤에는 항상 점심도 같이 먹습니다.”(유석준 회장)
이순규씨가 지난 3월 헤드컵에 출전해 멋진 발리 플레이를 하고 있다. 뒤는 복식 짝인 김일웅씨. 두만강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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