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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2년 사이에 두 명의 사령탑이 옷을 벗었다. 김시진 감독은 작년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고 올해 거인 군단을 이끈 이종운 감독은 시즌 뒤 전격 경질됐다. 똑같이 3년 계약을 했던 김 감독은 임기 1년, 이 감독은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잔여 연봉에 대한 둘의 처우는 다르다. 롯데 관계자는 “김시진 감독은 본인이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구단에서 잔여 연봉(3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종운 감독은 경질이기 때문에 2년 연봉(총 4억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2년 연봉을 한꺼번에 주는 것은 아니다. 잔여기간 도중에 다른 곳에 취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단 연봉이 지급되는 2월부터 11월까지 달마다 나눠 지급한다. 즉, 이종운 감독은 ‘야인’으로 있는 한 2017년 11월까지 월봉으로 2000만원씩 롯데로부터 받게 된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 이전 양승호 감독 또한 이런 절차를 거쳤다.
프로 야구단은 중도 경질된 감독의 연봉을 보장해주는 편이다. ‘자진 사퇴’의 형식이었다고 해도 보통은 임기까지 연봉을 정산해주는 편이다. 2009년 말 엘지(LG)와 5년 계약을 했는데도 두 시즌만 채우고 팀을 떠난 박종훈 감독의 경우는 1년 만에 엔씨(NC)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1년치 연봉만 받았다. 역시나 삼성과 5년 재계약 기간 중 1년만 채운 선동열 감독도 1년 만에 기아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1년치를 받았다. 물론 2년 이상의 잔여 연봉을 통째로 받은 감독도 있었다. 해당 구단의 관계자는 “재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 퇴직금 조로 한꺼번에 잔여 연봉을 정산해 드렸다”고 했다.
프로 구단 코칭스태프의 계약금, 연봉과 관련해 최근 입길에 오르는 것은 코치 계약금이다. 능력 있는 코치들의 경우 다년 계약에 계약금까지 받는데 1년 만에 팀을 옮겨 문제가 불거졌다. A구단의 경우 이번 시즌 직후 다년 계약 코치들을 다른 구단이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집안 단속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B구단은 아예 팀을 옮긴 코치에 대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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