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 구제방침…월드컵 출전
선수권대회 1·2차 및 합계 1위
경기중 암밴드 버려 실격 당해
“흘러내려 뺄 수밖에 없어” 해명
선수권대회 1·2차 및 합계 1위
경기중 암밴드 버려 실격 당해
“흘러내려 뺄 수밖에 없어” 해명
‘빙속여제’ 이상화(26)가 자신의 주종목인 여자 500m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실격을 당했다. 새달 11일 시작되는 2015~2016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1~6차 대회)에 나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국내대회에서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경기위원회를 열어 이상화를 구제할 예정이어서 이 종목 월드컵 시리즈 출전은 가능하게 됐다.
28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0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500m 경기.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8초52, 2차에서 38초39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합계 76초91. 2위를 차지한 장미(78초97·한체대)를 크게 따돌렸다.
그러나 경기 뒤 빙상경기연맹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이사는 “이상화가 첫 100m 구간을 지나 코너링을 한 뒤 오른쪽 팔에 차고 있던 암밴드를 손으로 내버렸다”며 실격을 선언했다. 김 이사는 “암밴드가 자연스럽게 팔에서 흘러내려 빠지면 실격이 아니지만, 선수가 고의로 빼버리면 국제 규정상 실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상화는 “암밴드가 경기 중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암밴드는 두 선수의 레이스 중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구별하기 위해 차는 것으로 이날 인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하얀색을 차고 있었다. 경기위원회의 구제 방침으로 2015~2016 시즌 월드컵 여자 500m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상화는 안도했지만, 실격 소식을 처음 접하고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열심히 뛰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상화는 경기 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에 비해 그렇다. (왼)무릎도 괜찮다. (다음달 월드컵 1차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로 갈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어 “첫출발은 좋은 것 같다. 지난 시즌 부진한 것은 올림픽 이후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잘하든 못하든 올림픽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화가 국내 대회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종별종합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 번외 선수로 나선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5월 캘거리로 전지훈련을 떠난 이상화는 5개월여 동안 케빈 크로킷(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았고, 20일 귀국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크로킷 코치는 이상화에 대해 “무릎 통증도 없고 최고의 몸상태다. 궁극적인 목표는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2015~2016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는 11월13~15일 캘거리에서 열리는 1차 대회를 시작으로 내년 3월11~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벌어지는 6차 파이널 대회까지 4개월 동안 이어진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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