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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테니스 새 강자 나정웅 ‘저 이렇게 달라졌어요’

등록 2015-10-12 17:49

나정웅이 지난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린 제70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송민규를 상대로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임 감독, 우리 아들 열심히 하는데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데 한번 맡아주시오.”

지난해 말 임지헌 고양시청 테니스 감독은, 중고생 유망주를 숱하게 길러낸 나영석 지도자(전 전곡중·고 감독)의 이런 제의를 받고 부천시청 소속의 나정웅(23)을 팀으로 불러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정웅은 세계 순위 1250위권의 ‘그렇고 그런 선수’였다. 대회에 나가 경기를 하다가 툭하면 쥐가 났고,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자주 화를 내고 흥분한 나머지 리턴샷 때 공을 하늘로 날리는 일도 많았다. 재능은 있었지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제어가 잘 안되는 선수였다. 지난해 전국체전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게 최고 성적. 2014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뽑히기는 했지만 벤치에 앉아 있기만 한 처지였다.

그런데 올해 중반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1차 김천퓨처스국제대회에서 국내외 강자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더니, 영월 실업회장기대회에서도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지난주 세계 54위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을 빼고 남자 테니스 강자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70년 전통의 한국테니스선수권에서도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국내 최강자로 등극했다. 그는 11일 결승에서 송민규(25·KDB산업은행)와 3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2-1(7:5/4:6/6:4)로 이겼다. 8강전에서 쑥쑥 크고 있는 기대주 정윤성(17·양명고)을, 4강전에서는 지난 대회 챔피언 남지성(22·부산테니스협회)을 물리쳤다.

“나정웅은 엄청 빠른 템포로 공을 치며 상대 좌우를 흔들어서, 풀세트 접전을 하게 되면 상대 대부분이 쥐가 난다. 그전에는 자신이 쥐가 났는데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8개월 동안 심리치료, 체육훈련 등을 통해 나정웅을 ‘개조’시킨 임지헌 감독의 말이다. 실제 이날 결승에서도 나정웅의 끈질긴 코트 위 괴롭힘에 송민규가 중간에 쥐가 났다. 경기 뒤 나정웅이 “먼저, 경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민규 형에게 고맙고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나정웅은 175㎝, 66㎏으로 남자 테니스 선수치고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스트로크 파워가 세고, 발이 빠른 게 장점이다. 지난해 5월 서울국제퓨처스대회 4강전에서는 세계 순위 50위권으로 도약하며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정현을 물리치기도 했다. 나정웅은 “(정)현이가 요즘 세계 무대에서 잘하고 있는데, 나 또한 몸이나 컨디션이 좋아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지헌 감독은 “나정웅이 당장 정현이랑 공을 쳐도 안 밀릴 것이다. 세계 100위권대의 공을 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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