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게이틀린 9초대 끊을게요
대구국제육상대회 23일 개막
그들은 자신감이 넘쳤고 유쾌했다. 세계 정상에 선 선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유도 느낄 수 있었다.
2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5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출전하는 남자 100m의 올림픽 챔피언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과 여자 100m 세계선수권 우승자 로린 윌리엄스(22·미국),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브래드 워커(24·미국) 등 육상 스타들이 대회 하루 전인 22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바람보다 빠른 사나이’ 게이틀린은 한국 육상 팬들에게 9초대의 질주를 약속했다. 한국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의 대결 이후 한번도 9초대 질주가 없었다. 세계기록 보유자 아사파 파월(9초77·자메이카)보다 0.07초 늦은 9초84 기록을 갖고 있는 게이틀린은 “내년에는 세계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m57의 단신임에도 번개같이 빠른 발놀림으로 지난 8월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m를 석권한 윌리엄스는 “키가 작더라도 순발력을 키우면 누구나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 긴머리를 양쪽에 말아 올린 ‘미니 마우스’ 헤어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던 윌리엄스는 “미니 마우스 머리 스타일을 만들려면 3시간은 손질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머리를 길게 땋아 늘여뜨린채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붑카(6m14)의 기록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워커(90)는 “12년을 훈련해 이제 6m에 가까워졌다. 연습땐 이미 6번 6m를 뛰어 넘었다”며 “인내심을 갖고 한우물만 파라”고 충고했다.
세계선수권을 4차례나 제패한 ‘허들의 제왕’ 앨런 존슨(34·미국)은 “동양인이 단거리에서 세계를 제패할 수 없다는 건 순전히 편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여자 중장거리를 휩쓸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디바바 자매도 맵시있는 청바지 차림과 큰 눈망울에 가득찬 부드러운 미소로 그들만의 매력을 보여줬다. 대구/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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