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9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재능 기부 드림캠프에서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리시브를 가르치고 있다. 삼성스포츠단 제공
시즌 개막을 앞둔 신치용 감독의 ‘엄살’ 수준이 이번엔 좀 달랐다. “팀을 맡고 20년 만에 가장 약한 전력이다. 선수들도 불안해 한다.” 그는 1년 전에도 “이번 시즌은 어렵겠다”고 했지만 삼성화재는 2013~2014 시즌 우승으로 프로배구 7연패를 달성했다. 2014~2015 프로배구 정규리그는 18일 시작한다.
신 감독의 고민은 사위 박철우 때문이다. 9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신 감독은 “팀에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도 없이 시즌을 시작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는 이달 말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개막전을 포함한 2~3경기에 나선 뒤 팀 전력에 빠지게 된다. 그의 빈자리는 프로 2년차 김명진이 맡지만 공격력이나 가로막기 모두 박철우에 비해 약한 게 사실이다.
신 감독은 “레프트 공격수인 고준용을 라이트로 돌리는 방법, 레오를 라이트로 보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팀 공격의 30% 가까이를 책임졌던 박철우의 공백 탓에 외국인 공격수 레오의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신 감독은 “다음 주부터 레오가 먹을 장뇌삼을 챙겨놨다”고 웃으며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등이 4위 안에 들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로선 시즌 초반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 1, 2위인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 외에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로버트랜디 시몬을 영입한 OK저축은행 등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날 삼성화재는 경남 고성의 거류초등학교 배구팀 19명을 초청해 ‘재능기부 드림캠프’를 열었다. 신 감독은 직접 어린 선수들과 리시브를 주고 받았다. 신 감독은 “오늘은 어린 선수들 뿐만 아니라 시즌을 앞둔 우리 선수들을 위한 행사이기도 하다”며 “우리 선수들이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생각으로 좀 더 큰 꿈을 가지고 배구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용인/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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