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인간총알’ 장전 완료! 국제육상경기대회
23일 국제육상경기대회
자매의 질주는 인간의 상식을 거부한다.
400m 트랙을 한바퀴 돌아도, 열바퀴 돌아도, 스무바퀴 돌아도 전혀 지친 모습이 없다. 마치 경공술을 익힌 중국 영화의 무술 고수가 물 위를 스쳐 달리듯, 지구 중력의 영향을 무시한 듯, 고급 윤활유를 듬뿍 친 기계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볍고 경쾌하게 트랙을 돈다.
세계 여자육상 장거리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디바바 자매’가 한국 팬들에게 선보인다. 지난달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5000m와 1만m에서 2관왕에 올랐던 동생 티루네시(20)와 같은 종목에서 3위를 차지했던 언니 에제가예후(23) 자매가 한국 장거리 간판 이은정(24·삼성전자)과 함께 달리는 것이다.
23일 오후 3시부터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5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는 이들 외에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리스트 저스트 게이틀린(23·미국), 헬싱키 세계대회 여자 100m 우승자 로린 윌리엄스(22·미국) 등 세계적 스타들이 줄줄이 출전한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에 유치하기 위한 홍보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트랙과 필드 15개 종목에서 20개국 141명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룬다.
1m57의 단신임에도 폭발적인 쇼트피치 주법으로 단거리 여왕에 등극한 윌리엄스는 머리를 양쪽으로 꼬아 올린 ‘미키 마우스’ 헤어스타일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헬싱키 세계대회 100·200m 2관왕 등 최근 ‘바람보다 빠르게’ 달리는 게이틀린(9초88)은, 26년간 남자 100m 최고기록(10초34)을 갈아치우지 못하고 있는 한국 육상에 강렬한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남자 800m 세계랭킹 1위 분게이 윌프레드(케냐), 남자 110m 허들 세계랭킹 2위 앨런 존슨(미국), 헬싱키 세계대회 남자 200m서 2위를 차지한 웰레이스 스피어먼(미국) 등이 출전한다.
국내 선수로는 남자 110m 허들의 박태경(25·광주시청), 올해 4번째 한국신기록에 도전하는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울산시청), 여자 장대높이뛰기 한국 최고기록을 13번 갈아치운 최윤희(공주대), 여자 창던지기 1인자 박호현(SH공사) 등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이 생중계한다.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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