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북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정 남자 경량급 쿼드러플스컬 패자부활전에서 북한팀(앞)과 한국팀이 출발선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북은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충주/연합뉴스
‘비바람’에 강한 조정 선수 김동용 “어제였다면…”
‘맑은날’에 강한 조정 선수 이학범 “오늘했다면…”
‘맑은날’에 강한 조정 선수 이학범 “오늘했다면…”
“어제와 오늘 날씨가 정반대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정도면 하늘의 뜻 아닌가요?”
인천아시안게임 조정 남자 싱글스컬의 김동용(24·진주시청)과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의 이학범(21·수원시청)은 25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이학범이 1위와 0.91초 차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이날 김동용마저 0.51초 차로 2위에 머물렀다. 배 길이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간발의 차’였다.
충북 충주탄금호조정경기장의 하늘이 그들을 돕지 않았다. 김동용은 이날의 화창한 날씨가 야속했다. “저는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 강해요. 어제가 딱 좋았는데….” 그는 태풍 ‘풍웡’의 영향을 받았던 전날에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부러웠다고 했다. 뒷심이 약해 체력의 한계에 이를 때까지 노를 젓는 ‘사점훈련’에 집중했지만 아시아 최강 이란 선수를 넘으려면 날씨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는 뒷바람보다 맞바람이 불 때 좋은 성적을 내왔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바람은 세게 불길 기대했다. 이날 맞바람이 불어 역류가 형성되긴 했다. 하지만 전날보다 약했다. 그는 “‘스퍼트라도 조금 빨리 시작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한참 차이가 났다면 덜 아쉬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1분의 피치(노젓기) 횟수는 40회로 평균 수치인 33회를 크게 웃돌 정도로 좋았다.
이학범은 이날의 맑은 날씨가 부러웠다. 김동용과 반대로 비바람에 약한 그는 전날 실력을 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노를 젓는 손이 미끄러웠어요. 강하게 저으면 노를 놓칠까봐 피치를 올릴 수가 없었죠. 하루 사이에 날씨가 이렇게 바뀌니 더 아쉽네요.” 경기 전에 구간별 전략을 완벽하게 짜는 그였지만 날씨 때문에 생각대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그는 “동용이 형과 나의 경기 일정이 반대였으면 은·은이 아니라 금·금이 됐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한국 조정 대표팀은 이번 대회 14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5개를 따내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2개의 노를 젓는 1인승 경기인 싱글스컬이 큰 몫을 했다. 여자 싱글스컬의 김예지(20·포항시청)와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의 지유진(26·화천군청)은 금메달을 따냈다. 윤용호 대표팀 감독은 “선수층이 얇아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이 좋은 선수들을 전략적으로 싱글스컬 선수로 키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충주/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25일 충북 충주 탐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정 남자 싱글스컬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동용이 은메달을 획득,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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