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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피지 못한 장미…김장미, 여자 10m 공기권총 7위로 마감

등록 2014-09-20 13:58

20일 오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김장미가 조준선 정렬을 하고 있다. 2014.9.20(인천=연합뉴스)
20일 오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김장미가 조준선 정렬을 하고 있다. 2014.9.20(인천=연합뉴스)
‘절치부심’ 본선서 1위로 올랐지만…
서바이벌 방식 새 규칙에 부담감 드러내
“세이 굿바이 투 세븐스 플레이스 오브 김장미, 콩그레츌레이션스!”

장내 아나운서의 탈락 안내방송이 들리자 김장미(22·우리은행)는 아쉬운 표정으로 미소를 띤 채 사선에서 벗어났다. 관중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했지만, 7위로 결선을 마감하는 그에게 “축하한다”는 아나운서의 말은 다소 잔인하게 들렸다. 김장미는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본선에서 384점을 쏘며 1위로 결선에 올랐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지난달 26일 사격 대표팀의 미디어데이 때 김장미는 제로베이스로 시작해 서바이벌 방식으로 치러지는 새 규칙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었다. 그는 “런던올림픽 때도 본선 점수가 좋아 결선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특히 10m 공기권총에선 규칙이 바뀐 이후에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스페인 그라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본선에서조차 40위의 저조한 성적을 내며 결선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절치부심한 김장미는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본선에 침착한 자세로 임했다. “집중력은 타고 난 것 같다”고 스스로 인정한 그는 반바지를 입은 채 왼손을 바지주머니에 넣는 특유의 자세로 한발 한발 총을 쐈다. 동료 정지혜(25·부산시청)는 경기 중간에 코치의 조언을 듣기도 했지만 김장미는 묵묵히 자신의 표적에만 집중했다. 총을 쏘는 사이 사이에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다른 선수들을 쳐다보며 손으로 얼굴을 몇차례 만진 게 그의 유일한 마인드 관리법이었다.

김장미는 10발씩 네번 총 40발(400점 만점) 가운데 첫 10발은 94점을 쐈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10발에서 모두 98점을 쏘며 최종 점수 384점을 기록했다. 동료 정지혜(25·부산시청), 중국의 궈웬준과 동점을 이뤘지만 10점 명중 횟수가 13회로 가장 많아 1위로 결선에 올랐다. 형광색의 귀마개를 뽑으며 모니터의 순위를 확인한 김장미는 상기된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얼마나 부담을 느끼며 사선에 섰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본선에 너무 힘을 썼던 것일까. 8명이 승부를 벌이는 결선에서 김장미는 초반에 무너지고 말았다. 3발씩 두차례 쏘는 첫번째 스테이지에서 단 2발만 10점 이상을 기록했다. 8점대도 2발이나 기록하며 최하위 몽골 선수와 0.5점차의 7위가 됐다. 2발씩 쏘며 1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이 시작되자 김장미는 10.7점과 10.5점을 쏘며 다시 힘을 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몽골 선수가 첫번째 탈락자로 결정된 이후 김장미는 또 다시 8.0점의 낮은 점수를 쏘며 두번째 탈락자라는 멍에를 썼다. 주종목 25m 권총은 아니지만 본선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결선의 저조한 성적은 뜻밖의 결과였다.

본선에서 김장미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오른 정지혜는 201.3점을 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딴 중국의 장멍위안(202.2점)에게 고작 0.9점 뒤진 2위였다. 앞서나가는 장멍위안을 상대로 경기 막판 8발 중 7발에서 10점 이상을 쏘며 역전극을 노렸지만 초반 점수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민경(28·아이비케이기업은행)을 포함한 세 선수의 본선 점수 합계로 메달을 가리는 단체전에서 한국은 중국, 대만, 몽골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총 1140점으로 몽골과 동점을 이뤘지만 10점 명중 횟수에서 29-35로 뒤져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장미, 정지혜가 384점으로 본선 1, 2위를 기록했지만 372점으로 28위에 그친 오민경의 부진이 아쉬웠다. 중국의 장멍위안은 개인·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인천/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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