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팬들은 최고의 선수를 다시 응원할 수 있게 된 기쁨을 느끼며 우승을 못한 갈증이 이제는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제임스는 이날 “클리블랜드에서의 우승은 농구코트를 넘어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가 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4년만에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르브론 제임스
그가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
그가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
2003년 10월30일(한국시각) 미국 새크라멘토 아르코어리나 경기장은 관중으로 꽉 찼다. ‘제2의 마이클 조던’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미국 프로농구(NBA) 19살 고졸 신인 르브론 제임스의 데뷔 무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안방경기였지만 제임스를 보러온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원정팬들로 경기장은 북적거렸다. 전 시즌에 82경기 17승으로 동부콘퍼런스 중부지구 최하위였던 클리블랜드 팬들은 제임스가 우승의 염원을 이뤄줄 구세주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 경기에서 팀은 패했지만 제임스는 25득점, 9도움주기, 6리바운드, 4가로채기의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미국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가 된 현재의 통산 평균 기록(27.5득점, 6.9도움주기, 7.2리바운드, 1.7가로채기) 수준의 경기력을 데뷔전에서 보여준 것이다.
2014년 8월9일 오하이오주 동북부 애크런대학의 미식축구 경기장엔 2만명이 넘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이제 30살이 된 제임스가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지 4년만에 클리블랜드로 돌아와 복귀를 기념하는 자선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소도시 아크론은 그의 고향으로 클리블랜드의 연고지에 포함된다. 2010년 제임스가 고향팀을 떠났을 때 팬들은 그의 유니폼을 찢고 배신자라 욕하는 등 비난했었지만 이날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를 환영했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최고의 선수를 다시 응원할 수 있게 된 기쁨을 느끼며 우승을 못한 갈증이 이제는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따르면 제임스는 이날 “클리블랜드에서의 우승은 농구코트를 넘어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가 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제임스에게 우승은 절실하다. 제2의 조던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최고의 경기력은 갖추고 있지만 30살이 된 현재 그가 뛰었던 팀의 우승 횟수는 11시즌 동안 2회에 불과하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게 두 차례의 3연속 우승을 안기며 6차례나 우승을 경험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하는 ‘클러치 슈터’로서의 능력이 조던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제임스는 더 많은 우승 반지를 수집해야 한다.
4년전 클리블랜드를 떠나 마이애미의 유니폼을 입을 때도 이유는 명확했다. 당시 마이애미는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시로 ‘빅3’를 구성하며 우승 전력을 갖췄다. 첫 시즌인 2010~2011년엔 우승을 놓쳤지만 2011~2012년, 2012~2013년 2연패를 달성하며 마침내 제임스는 우승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파이널 시리즈에서 1-4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우승을 내줬다. 그리고 제임스도 마이애미를 떠났다.
스스로 마이애미의 빅3를 해체한 제임스는 클리블랜드에서 새로운 빅3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엔 지난 시즌 평균 20.8득점과 6.1도움주기로 맹활약한 포인트 가드 카이리 어빙이 존재한다. 그리고 26.1득점, 12.5리바운드, 4.4도움주기를 기록한 ‘빅맨’ 케빈 러브(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이적이 확정적이라고 알려졌다. 제임스는 “러브와 함께 뛰게 된다면 매우 흥분될 것이다. 그의 농구 지능지수는 매우 높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관건은 2014~2015 시즌이다. 제임스가 마이애미로 이적한 첫 시즌에 우승을 못한 것처럼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못한다면 그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와 2년 42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지만 1년이 지난 뒤 자유계약(FA) 신분이 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제임스는 “나는 아무 곳에도 갈 계획이 없다. 다시 떠날 에너지도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이미 2차례 팀을 옮긴 제임스에게 또 한번의 이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제임스에게도 클리블랜드 팬들에게도 이번 시즌의 우승 여부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아크론에서 르브론 제임스 환영 행사가 열렸다. 클리블랜드 팬들이 4년 만에 친정 팀으로 복귀하는 르브론을 맞이했다. AP/연합뉴스
마이애미 히트의 포워드 르브론 제임스(왼쪽 둘째)와 시카고 불스의 포인트가드 데릭 로즈(오른쪽)가 30일(한국시각) 미국프로농구(NBA) 2013∼2014 시즌 개막전 2쿼터에서 서로 공을 다투고 있다. 마이애미 107-95 승리. 마이애미/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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