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왼쪽·바이어 레버쿠젠)과 차두리(FC서울)가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레버쿠젠, FC서울전 위해 입국
구단 간담회 “결정된 것 없다” 냉담
분데스리가·챔스리그 탓 차출 난감
구단 간담회 “결정된 것 없다” 냉담
분데스리가·챔스리그 탓 차출 난감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손흥민(22)을 필요로 한다. 23살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은 선수의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선수의 의지보다 소속팀의 결정이 더 중요하다.
FC서울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입국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은 손흥민과 로거 슈미트 감독의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손흥민은 앞서 인천공항에서 한 인터뷰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나가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슈미트 감독의 덕담으로 시작된 기자회견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시안게임’이란 단어가 나오는 순간 싸늘해졌다. 슈미트 감독에게 여러 차례 ‘손흥민 차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동석한 레버쿠젠 대변인이 답을 대신했다. 디르크 메슈 대변인은 “아직 구단에서 결정된 건 없다” “내일 열리는 친선경기 관련 질문만 해달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사전 교감’이 오갔는지 기자회견을 진행한 사회자도 여러 차례 “내일 경기 관련된 질문 위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흥민은 “아직 팀에서 허락한 건 아니다. 아직 (대표팀) 명단이 확정되지 않아서 조심스러운데, 만약 뽑힌다면 경기장 안에서 다 쏟아붓고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손흥민도 레버쿠젠 대변인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2014~2015 분데스리가는 내달 23일 시작한다. 레버쿠젠은 9월 시작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도 진출했기 때문에 핵심 공격 자원인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레버쿠젠의 공식 스폰서인 엘지전자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친선경기는 3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손흥민이 마음껏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풀어주겠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고 분데스리가에서 선수로 10년 이상을 뛴 차두리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능숙한 독일어로 통역을 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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