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계 파벌싸움의 중심에 있었던 이광기 대한펜싱협회 상임고문이 사의를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서아무개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죽음 뒤 회의를 느꼈다. 내가 집행부에 더 있다간 다른 이사들에게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결단을 내렸다. 협회의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한겨레> 7월17일치 31면 참조)
이 상임고문은 서 감독이 횡령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의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한 것 대해 책임을 느껴왔다. 서 감독의 횡령 여부를 떠나 자신을 비롯한 협회 집행부의 비리 의혹에 대한 제보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펜싱협회에 남긴 ‘사퇴의 변’에서 “오랜 시간 많은 번민과 고뇌에 괴로웠고 반성했다. 다시 한번 서 감독에게 눈물 어린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아시아펜싱연맹 부회장 자리도 내려놓고 펜싱계에서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상임고문은 펜싱 선수였던 두 아들을 둔 비경기인이다. 2003년 중고펜싱연맹 회장으로 펜싱계에 발을 디딘 뒤 2006년 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2009년부터 실무 부회장으로서 협회의 실권을 잡았고, 지난해부터는 상임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이 상임고문은 협회 후원사인 에스케이(SK)와 협회장인 손길승 에스케이텔레콤 명예회장에게 이미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2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상임고문의 사퇴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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