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비수 어깨 물어
벌써 3번째…중징계 확실시
최대 24경기·2년 출장정지 가능
벌써 3번째…중징계 확실시
최대 24경기·2년 출장정지 가능
‘영웅’이 다시 ‘악동’으로 추락했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는 24일(현지시각) 브라질 나타우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3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34분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왼쪽 어깨를 깨물었다. 키엘리니는 이를 보지 못한 주심에게 이빨 자국을 보여줬지만 반칙 판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방송 카메라엔 수아레스가 그를 깨무는 장면이 명확하게 포착됐다. 공교롭게도 우루과이는 2분 뒤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결승골(1-0)로 이탈리아를 꺾고 ‘죽음의 조’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피파)은 경기 다음날인 25일 누리집을 통해 “수아레스에 대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그와 우루과이축구협회가 오늘 오후 5시까지 입장을 밝힐 수 있고, 관련 증거도 제출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피파 징계규칙을 언급하며 “징계위원회는 심판의 눈을 피해 일어난 심각한 반칙행위를 제재할 책임이 있다. 심판의 보고서, 동료와 목격자들의 진술, 비디오 녹화물 등 어떤 종류의 증거물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수아레스는 경기 뒤 “이런 상황은 경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가 어깨로 내 가슴과 눈을 쳤다”며 당시 상황을 부인했지만 피파의 중징계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에 따르면 짐 보이스 피파 부회장은 “그 사건을 텔레비전에서 수차례 봤다. 수아레스는 환상적인 축구선수지만, 그의 행동은 가혹한 비판 앞에 노출됐다. 피파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조사해야 하고 필요한 모든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피파는 수아레스에게 최대 24경기 또는 2년의 출장정지를 내릴 수 있다. 당장 29일 C조 1위 콜롬비아와의 16강전부터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징계는 원칙적으로 클럽팀 경기까지 포함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대표팀 경기에만 해당된다. 월드컵 역사상 경기 중 행동으로 인한 가장 긴 출장정지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마우로 타소티가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의 코뼈를 팔꿈치로 가격해 당한 8경기다.
수아레스의 ‘핵이빨’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0년 11월 네덜란드의 아약스 소속 시절에 PSV에인트호번 오트만 바칼의 어깨를 깨물어 7경기 출장정지를 당했고, 지난해 4월엔 잉글랜드 첼시의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의 팔을 깨물어 10경기를 뛰지 못했다. 전 잉글랜드 대표 앨런 시어러가 <비비시>를 통해 “‘삼진아웃’의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대부분의 외신이 수아레스에게 피파 역사상 가장 센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루과이 방송 <텐필드>는 “우루과이의 승리를 폄하하는 데 민감한 영국 언론이 피파를 통해 수아레스를 월드컵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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