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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땅의 황제, 나달

등록 2014-06-09 18:47수정 2014-06-09 21:57

‘클레이코트’ 프랑스오픈
첫 5연패에 9번째 우승
“조코비치 이겨 벅찬 감동”
첫 우승은 열아홉살이던 2005년에 했다. 롤랑가로스의 붉은 흙을 밟자마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 후, 10년이 흘렀다. ‘왼손 천재’는 또다시 롤랑가로스 최후의 승자가 됐다. 2009년(16강전)을 제외하고 벌써 아홉번째다. ‘클레이코트의 황제’다운 위엄이다.

라파엘 나달(28·스페인·세계 1위)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남자단식에서 ‘숙적’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에게 3-1(3:6/7:5/6:2:6:4),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5연패에 성공했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5연패는 사상 처음 있는 일. 4대 메이저대회를 합해서 한 선수가 남자 단식에서 아홉번 우승한 것도 나달이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165만유로(23억원).

시상식에서 눈물을 쏟은 나달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회 직전까지 조코비치에게 내리 4번 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었다. 정말 필요할 때 얻은 승리라서 용기도 얻었고, 벅찬 감동마저 느낀다”고 했다. 메이저대회 통산 14번째 우승으로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한 데 대해서는 “통산 기록이 나를 자극하거나 동기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은퇴할 때까지 내 길을 가겠다”고 했다.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17회)은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보유하고 있다.

나달의 프랑스오픈 기록은 경이롭다. 2005년 대회 첫 참가 이후 단 한번(66승1패)밖에 지지 않았다. 2009년 16강전에서 로빈 쇠델링(스웨덴)에게 당한 일격이 유일하다. 당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평가받는 페더러도 롤랑가로스에서는 단 한번도 나달을 이겨본 적이 없으며, 조코비치 또한 나달의 벽에 막혀 커리어 그랜드슬램(시즌에 상관없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 강한 이유는 발이 빠르고 체력적으로 뛰어나기 때문. 바운드가 높고 공의 속도가 느린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의 장점은 극대화될 수 있다. 게다가 스페인의 테니스코트 사정상 어릴 적부터 클레이코트에 익숙한 점도 있다. 실제로 나달의 클레이코트 경기 승률은 0.931(325승24패)에 이른다. 하드코트(0.781), 잔디코트(0.794)에 비해 월등히 높다. 허리 부상을 떨쳐내고 프랑스오픈에서 건재함을 알린 나달은 23일 개막하는 윔블던(잔디코트)에서 메이저대회 통산 15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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