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서 동1개 겨우 건져…일본도 내리막 - 유럽득세 뚜렷
일본과 한국 유도의 약세 속, 유럽의 강세 회복.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막을 내린 2005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드러난 새로운 양상이다.
한국은 이날 남자 60㎏급의 조남석(포항시청)이 동메달 하나를 건지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때 금메달 3개로 종합 2위를 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 막판 대표팀 관계자 사이에선 1975년 비엔나 세계대회 이후 30년만에 ‘노메달’로 귀국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는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국내 유도계의 토대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힘을 위주로 하는 유도로 세계무대를 휩쓸다 잠시 주춤하던 유럽세가 다시 용틀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 2개를 비롯해 영국, 헝가리, 러시아, 프랑스 1개씩 등 유럽세가 남녀 합쳐 14개의 금메달 중 6개를 가져갔다.
대신 일본의 하향세가 눈에 띈다. 2003년 오사카 세계대회 때 금 6개, 2004 아테네올림픽 때 금 8개로 ‘세계 유일 최강’의 면모를 자랑하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는 금 2개에 그쳤다. 중국과 쿠바도 2개씩 따내며 신흥세력으로 부상했다. 전체적으로 평준화가 이뤄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 대표팀 사령탑인 권성세 보성고 감독은 “프랑스에서 유도 등록 인구가 50∼60만명에 이르는 등 유도는 이미 유럽에서 대중화된 스포츠”라며 “최근 구기종목에 비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투기종목을 부흥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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