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스(US)오픈 남자 단식 16강 진출(2000·2007년), 최고 세계 순위 36위(2007년). 하지만 ‘과거’일 뿐이다. 이제는 단식 랭킹 포인트 ‘1점’을 위해 뛴다.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 이형택(38) 얘기다.
이형택은 28일부터 시작되는 국제테니스연맹(ITF) 르꼬끄 스포르티브 서울오픈 국제남자 퓨처스 2차 대회(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단식 경기에 출전한다. 이형택의 단식 출전은 2009년 10월 남자프로테니스(ATP) 삼성증권배 챌린저대회 1회전 이후 4년6개월만. 지난해 코트 복귀를 선언한 이형택은 그동안 몸 상태 때문에 복식 경기만 뛰어왔다.
컨디션은 좋다. 서울오픈 1차 대회 때 15살 아래의 후배 임용규(23)와 짝을 이뤄 복식 우승을 맛봤다. 26일 열린 결승에서 엔히크 쿠냐(브라질)-대니얼 응우옌(미국) 짝을 2-1(6:2/4:6/10:4)로 꺾었다. 복귀 후 첫 우승이다. 이형택은 경기 뒤 “첫 경기를 했을 때보다 감도 많이 좋아졌고, 공에 대한 스피드도 많이 익숙해졌다. 복귀해서 이룬 성과라 의미가 크고, 앞으로 자신감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단식 출전에 대해서는 “100%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특별히 아픈 데가 없어서 뛰기로 했다. 1회전 통과가 목표”라고 했다.
2009년 현역 은퇴 뒤 4년여를 쉬었기 때문에 그의 단식 랭킹 포인트는 하나도 없다. 국외 대회에 참가하려면 랭킹 포인트가 있어야만 한다. 이형택은 “고등학교 3학년(1993년) 때 처음 단식 랭킹 포인트를 땄다. 21년 만에 다시 랭킹 포인트 1점을 노린다”고 했다. 서울오픈 2차 대회 단식 대진표는 28일 결정된다. 대회 관계자는 “이형택은 29일 혹은 30일 첫 단식 경기를 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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