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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보다는 김연아로 기억되고 싶다”

등록 2014-02-21 20:08수정 2014-02-21 22:31

태극기를 두른 김연아(왼쪽)가 20일 저녁(현지시각) 플라워 세리머니 뒤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운데), 카롤리나 코스트너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서 있다. 소치/연합뉴스
태극기를 두른 김연아(왼쪽)가 20일 저녁(현지시각) 플라워 세리머니 뒤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운데), 카롤리나 코스트너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서 있다. 소치/연합뉴스
[소치 2014] 마지막 경기뒤 기자회견
심판판정 논란에 의연한 모습
“내게 100점 만점에 120점 주겠다
내 연기 잘했으니 그걸로 만족
시합 두려움 없이 살수있어 기뻐”
“마오에 고생했다는 말 전하고파”
“밴쿠버 금메달리스트로 기억되길 원하시나요?”(기자의 질문)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경기를 해서…” 잠시 생각에 잠긴 김연아(24)는 “그냥 무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아니라 김연아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은메달을 딴 뒤 “나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겠다”고 했던 옹골참이 그대로 배어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한국시각)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이 열린 러시아 소치의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다 끝이 나서 너무나 홀가분하고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실수 없이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돼서 기분 좋고 홀가분하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올림픽 2연패가 유력했던 김연아는 판정 논란 속에 총 219.11점을 받아 러시아의 ‘복병’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총 224.59점)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김연아는 늘 그렇듯 의연한 표정이다. 김연아는 “많은 분들은 나의 2연패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나는 2연패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나의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었을 뿐이며 결과는 어떻게 나오더라도 후회가 없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내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아가 20일 저녁(현지시각)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뒤 플라워 세리머니 시상대에 오르기에 앞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김연아가 20일 저녁(현지시각)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뒤 플라워 세리머니 시상대에 오르기에 앞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김연아는 메달의 획득 여부를 떠나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올 클린 연기’로 전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김연아의 말대로 팬들은 훗날 밴쿠버올림픽과 소치올림픽의 메달리스트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해도 김연아라는 위대한 ‘피겨 여왕’은 잊지 못할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심판의 판정 논란에 대해서도 김연아는 “경기 시작 전부터 편파 판정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나는 내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그걸로 만족한다”며 개의치 않아했다. 김연아는 “금메달이나 2연패에 대한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무덤덤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분위기상 좋은 점수가 안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그래서 2등이 됐을 때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오로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어서 무덤덤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로 주저 없이 아사다 마오(24)를 꼽았다. 김연아는 “마오와 다시는 경쟁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우리 둘만큼 그렇게 오랫동안 비교당하고 경쟁했던 선수들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프리스케이팅을 위해 몸 풀러 나왔을 때 아사다가 울고 있어서 저도 약간 울컥했다. 우리 둘은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경쟁해왔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고, 나도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아사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선수로서 그 누구보다 영예로운 명성과 사랑을 독차지한 김연아였지만 “시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 수 있고, 그동안 선수로서는 삶을 살아가는 데 제한적인 것들이 많았는데 이런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김연아는 “예전에는 살이 찔까 봐 먹는 것에 제한이 있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살은 안 찌고 근육도 잘 안 만들어져서 고기를 의무적으로 먹을 때도 있었다. 몸 관리에도 매일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하고 예민해져야 했다. 사소한 것들이지만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며 어린 나이부터 지금까지 선수 생활의 고충들을 토로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연아는 “아직 특별한 건 없다. 올림픽이 끝났으니까 여러가지 바쁜 일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는 없고 일단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내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한결같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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