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 오전(현지시간) 소치 아들레르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2.21 연합뉴스
경기 끝난 뒤 엄마가 카톡으로 연락 “자유 즐기자”
소치서 한국 취재진과 기자회견…“아무 미련 없다”
소치서 한국 취재진과 기자회견…“아무 미련 없다”
“다 끝났으니까 열받지 말라.”
김연아(24)가 21일 러시아 소치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했다. 사실상 공식 무대에서 은퇴한 김연아는 무거운 짐을 내려내놓은 듯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김연아는 “일단 끝이 나서 너무나 홀가분하고,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둘 다 실수 없이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돼서 너무 기분좋고 홀가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어제 도핑 테스트도 있고 이래저래 해서 늦게 잤는데, 너무나 홀가분하게 편안하게 잠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과의 실력차이에 대한 질문도 피해 갔다. 김연아는 “아무 미련이 없다. 끝이 났으니 그걸로 끝”이라며 판정에 신경쓰지 않았다. 17년 이상 정상을 향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김연아로서도 이제 ‘고생 ’끝’이라는 생각이 밀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헌신적으로 지원해준 어머니 얘기도 했다. “러시아 현지 숙소에 있는데 카톡으로 연락했다. 점수에 대해 얘기가 많지만 다 끝났으니까 너무 열받지 마라. 이제 자유를 즐기자”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어머니가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점수를 예상하지는 않았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때 분위기 상 그런 것은 예상이 가능하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을 때는 실망도 큰 법”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시합 전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2등이 됐을 때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덤덤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가장 하고 싶은 것보다는 끝이 나서 모든 짐을 내려놨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고 답했다. 강심장 비결에 대해서는 “비결은 없다. 긴장은 항상 하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덜한 것 같고. 타고난 성격이 그런 성격이어서 운동하기에 적합한 성격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밴쿠버 금메달 이후 방황도 하고, 목표의식도 없었다고 한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몸 관리 하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 대해서는 “우리 둘만큼 그렇게 꾸준히 오랫동안 비교당하고 경쟁했던 선수들 없을 것 같다. 10년 넘게 라이벌이라고 경기해왔는데 그런 점에서 아사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화보] 아디오스 연아…‘피겨 퀸’의 멋진 피날레
김연아의 성공에는 재능과 노력, 그리고 어머니 박미희씨가 있었다. 오늘의 김연아가 있기까지는 8할 이상이 박미희씨 덕이었다. 2006년 11월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 첫 우승 뒤 인천공항에서 환영받고 있는 어머니 박미희씨와 김연아 선수.한겨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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