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프로그램 1위를 기록한 한국 피겨 대표팀 김연아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2.20. 연합뉴스
김연아 선수 일문일답 전문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베르크 팰리스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연아는 경기 전 긴장된 모습과 달리 편안한 표정이었다. 김연아는 “점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동안 연습에서 쇼트를 클린했기 때문에 ‘연습 때는 그렇게 잘했는데 시합에 못할 건 또 뭐 있냐’ 그렇게 생각해서 나 자신을 믿고 몸을 맡기자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실수 없이 쇼트를 마치게 돼서 너무너무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텝에서 레벨3이 나왔는데요.
“일단 스텝에서 제가 약간 삐끗한 것도 있었고, 심판들이 매번 할 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레벨이 그렇게 나오는 것 같은데, 그렇게 연연하지 않고요. 일단 끝이 났으니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더 이상 미련도 없고, 내일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끝나고 표정이 묘했는데 점수 봤을 때 무슨 생각 했어요?
“점수 봤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던 것 같고요. 점수는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고 앞에 한 것도 있었고. 지난 시즌과 달리 룰도 많이 바뀌어서 점수는 매 시즌 다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요. 이번에 제가 할 수 있는 베스트는 오늘 했기 때문에 그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 않았고, 프로그램 딱 끝났을 때는 너무 긴장했던 것을 한번에 딱 풀리면서 웃음이 좀 나온 것 같습니다.”
-방송인터뷰에서 다리가 안 움직였다고 했는데.
“긴장을 했던 것 같아요. 들어가기 전에는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 딱 웜업 들어가니까 다리가 안 움직이고 점프도 하나도 안 되고 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지나갔는데 쇼트를 잘 마무리해서 너무 다행인 것 같습니다.”
-긴장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긴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긴 한데 저도 항상 긴장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긴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이유는 잘 모르겠고 그냥….
-밴쿠버 쇼트 때랑 비교해볼 때 언제가 더 긴장됐나요?
“오늘 쇼트가 최악이었던 것 같아요. 경기가 아니라 경기 직전에 점프가 하나도 안 되고 점프를 좀 뛰긴 했는데 편하게 뛴 게 하나도 없어서, 몸에 점프 감각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했거든요. 그냥 멘붕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그동안 연습에서 정말 잘해왔는데 억울하지 않게 잘한 것 같습니다.”
-연습 때부터 그랬어요?
“오늘 전혀 아무 생각도 없었어요. 중간에 낮잠도 푹 자고 ‘오늘 기분 좋은데’ 이랬는데 웜업에서 완전히 상황이 역전이 돼서….
-프리프로그램 앞두고 각오 한 마디 부탁합니다.
“걱정은… 오늘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까봐 걱정이긴 한데, 딱 하나 남았으니까 마음 다 놓고 실수가 나오더라도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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