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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상화 도와준 태범…자신은 훈련 파트너 없었다

등록 2014-02-13 19:33수정 2014-02-13 21:54

이상화(왼쪽)와 모태범이 지난 4일(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함께 출발 훈련을 하고 있다. 소치/뉴스1
이상화(왼쪽)와 모태범이 지난 4일(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함께 출발 훈련을 하고 있다. 소치/뉴스1
[소치 2014]
4년 전과 다른 오늘, 이상화는 마음껏 기뻐할 수도 없다. 2014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연패를 한 뒤, “친구들이 남은 경기에서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상화와 동갑내기 모태범, 한살 많은 이승훈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빙속 3총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4년간 전쟁 같은 훈련을 함께 이겨낸 뒤 맞은 소치 올림픽에서 4년 전처럼 다 웃지는 못했다. 빙상 관계자들은 “세 선수의 엇갈린 결과를 보면 선수 육성이나 훈련 시스템, 선수층 등에서 한국만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했다.

■ 남녀 공동 훈련의 딜레마 한국 빙상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남녀가 함께 훈련한다. 지도자는 물론이고 선수 자원이 적어 따로 운동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상화는 “모태범 등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한다. 나윤수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지난해 기록이 37초에서 36초 초반까지 빨라졌는데 이는 여자 선수 혼자서 연습해서는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이상화는 남자 선수들처럼 170㎏의 바벨을 들었고, 모태범과 100m 출발 대결을 벌이는 등 자신보다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할 수 있었다.

모태범의 500m 최고기록은 34초28. 여자 선수 중에서는 독보적인 이상화라도 모태범과 2~3초 뒤지니 이상화로서는 자신의 한계를 극한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김관규 <에스비에스> 해설위원은 “(두 선수가 함께 훈련한 것이) 이상화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모태범은 그냥 다른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과 다른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화로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훈련에서 자극을 주는 효과를 100% 이상 누릴 수 있지만, 역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모태범은 12일(현지시각) 스피드스케이팅 1000m 뒤 “더 발전하려면 경쟁자가 필요하다. 네덜란드는 선수층이 넓어 경쟁하면서 훈련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적은 가운데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승훈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여러명 경쟁하는 쇼트트랙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상화 “남자 선수들과 훈련”
여자로서 극한까지 밀어붙여

모태범에겐 공동훈련 도움 안돼
“더 발전하려면 경쟁자 필요” 토로

네덜란드는 선수별 코치 두고
데이터 분석 통해 과학적 훈련


■ 개인 특성에 맞춘 훈련 시스템의 필요 남녀 훈련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선수 특성과 수준을 배려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릉선수촌에서 같은 지도자 아래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훈련하는 방식이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네덜란드 등 스피드스케이팅 강국들은 대표선수가 되면 선수를 지도하던 코치가 함께 대표팀에 합류한다. 선수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의 훈련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나윤수 해설위원은 “현재 소치에서도 네덜란드 등 나라들은 선수별 전담 코치가 함께 와 있다. 우리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일본도 최근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별 전담 코치들이 따라왔다”고 했다. 훈련량에 의존하기보다는 데이터 활용 등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학적인 기술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네덜란드는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의 얼음을 연구해 그에 가장 적합한 스케이트날을 부착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 노력으로 겨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500m 금메달을 따는 등 단거리까지 휩쓸었다. 나윤수 해설위원은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나온 우승 기록 등 데이터를 분석해 그 기록에 다다르기 위한 연구 등 이제는 과학적인 시도를 지도자들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최고 그러나 최고가 되는 길은 역시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다. 이상화가 남자도 힘든 훈련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의 2연패가 가능했다. 모태범도 밴쿠버올림픽 뒤 경기력이 떨어지자 “이상화의 성적이 오르는 걸 보며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소치를 1년 앞두고 기량을 끌어올렸다. 1만m를 앞두고 있는 이승훈은 “이상화가 경기를 마치고 들어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상화에게서 기를 받았다”고 한다. 나윤수 해설위원은 “주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좌절할 필요가 없다. 다시 뛰겠다는 각오를 얼마나 다지느냐에 따라 4년 뒤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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