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선두로 달리던 한국 신다운과 이한빈이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2014.2.10 (소치=연합뉴스)
어드밴스 규정은
1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나란히 1·2위로 코너를 돌던 신다운과 이한빈이 부딪치면서 순식간에 나뒹굴었다. 앞선 경기에서 박세영도 결승 진출에 실패해 대한민국 선수 전원이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아찔한 순간. 그러나 이한빈은 어드밴스(advance:AD) 규정을 적용받아 가까스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한빈을 기사회생시킨 어드밴스 규정은 무엇일까?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치열한 경기다. 좁은 트랙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코너를 돌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살짝만 부딪쳐도 넘어지기 쉽다. 멀쩡하게 잘 타고 있더라도 다른 선수의 ‘방해’가 있으면 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쌍방과실’이 아니어도 피해는 똑같은 것이다. 이런 억울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만든 규정이 어드밴스다. 1·2위로 달리던 선수가 사고로 넘어졌을 때 심판진이 심사를 거쳐 어드밴스 규정을 적용한다. 미끄러지는 신다운에게 걸려 넘어진 이한빈은 이 규정 덕에 구제될 수 있었다. 3개 조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한 6명에 이어 7번째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어드밴스로 출전하는 선수에게는 불이익이 따른다. 이날 1500m 결승전에서는 정식으로 올라온 6명이 앞줄에 섰고, 이한빈은 홀로 뒤에서 출발해야 했다. 단거리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스타트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가장 늦게 출발해 앞선 선수들을 제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소희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1500미터는 스타트가 중요한 편은 아니지만 결승은 7명이 달리기 때문에 초반부터 자리싸움을 해야 한다. 초반에서 앞쪽에서 달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결국 7번째로 출발한 이한빈은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6위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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