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이 11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소치 겨울올림픽
빙속 500m서 4위에 그쳐
네덜란드 금은동 휩쓸어
이규혁·이강석은 18·2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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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을 통과한 모태범(25·대한항공)은 전광판을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1차 레이스 0.25초 차이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모태범이 11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로, 1위 미헐 뮐더르(네덜란드·69초31)에 0.38초 뒤진 4위를 기록하며 메달권에서 빗겨났다. 은메달은 69초32의 얀 스메이컨, 동메달은 69초46의 로날트 뮐더르가 차지하는 등 네덜란드 선수들이 시상대를 점령했다. 이승훈이 장거리 종목인 남자 5000m에 막혔듯이, 모태범도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자 5000m에서도 네덜란드 선수들이 금·은·동을 휩쓸었다.
1차 레이스가 아쉬웠다. 모태범은 1차 레이스에서 가토 조지와 짝을 이뤄 18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가토는 전세계에서 스타트가 가장 빠른 선수로 모태범에게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모태범은 매우 빠르게 첫발을 내디디며 오히려 가토보다 깔끔한 스타트를 선보였다. 모태범은 훌륭한 첫발에도 불구하고 가토보다 0.02초 뒤진 9초68만에 첫 100m 구간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내 스피드를 끌어올린 뒤 결국 가토를 제치고 결승선을 34초84에 통과했다. 1차 레이스에서 1위를 한 네덜란드의 얀 스메이컨(34초59)보다 0.25초 뒤진 4위로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모태범이 1차 레이스에서 주춤한 것은 앞선 16조의 대니얼 그레그(호주)가 바깥 쪽 코스에서 출발하다가 넘어졌을 때 파인 얼음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조 선수들도 예상보다 기록이 좋지 않았다.
선두에 0.25초 뒤진 부담을 안고 2차 레이스에 나선 모태범은 안 쪽 코스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2차 레이스에선 0.01초 늘어난 34초85를 기록하며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모태범은 12일 1000m에 도전한다.
한편, 이날 모태범과 함께 경기에 출전한 대표팀 최고참 이규혁(36·서울시청)은 1차 시기 35초16, 2차 시기 35초48을 기록하며 합계 70초65로 18위에 올랐고, 이강석(29·의정부시청)은 1·2차 레이스 합계 70초87로 22위를 기록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대표팀 막내 김준호(19·강원체고)는 1·2차 레이스 합계 70초85로 21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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