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첫 쇼트트랙 메달 안겨줘
“다음 경기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다음 경기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8년 만에 러시아 대표로 쇼트트랙으로 복귀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10일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뒤 소감을 밝혔다. 안현수는 이날 2분15초062를 기록했는데, 세계선수권 5연패의 관록이 여전했다. 표정도 밝았다.
-소감을 말해달라.
“(러시아 귀화해서 동메달까지 땄는데 소감)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동메달을 따게 돼서 나머지 경기는 조금 더 부담을 덜고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쉽지 않은 결정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그건 이렇게 국적을 바꾸게 됐고, 부상 이후에 회복을 하더라도 내가 다시 올림픽에 나서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큰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때보다 더 즐기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어서 동메달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저로 인해서 러시아에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기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경기 들어가기 전 목표는?
“당연히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저 또한 금메달 목표로 결승에 들어갔다. 금메달을 못 땄다고 제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첫 종목에서 메달을 따서 남은 경기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주나 500m 같은 경우는 1500m보다 체력적 부담이 덜하니까 이번보다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러시아에 메달을 안기게 됐는데.
“러시아에 첫 메달 안기게 된 것이 가슴 벅차다. 나를 믿고 지원해준 러시아연맹 회장님과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래서 내가 꼭 따고 싶은 건 계주 메달이다. 다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과의 관계는?
“한국 선수들과 불편한 점은 없는데 자꾸 언론이 저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당연히 선수들이 경쟁을 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 싸우는 건 당연한 것이다. 후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건 한국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한국 선수지만 서로 경쟁하고 그러면서 더 나아지기도 한다. 그런 걸 너무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더 스스럼없이 대하기도 한다. 남은 올림픽 기간에도 후배들이랑 같이 즐기면서 경쟁하면서 즐겁게 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림픽이 끝나면 생각해보겠다. 2018년 올림픽에 대한 질문은 너무 이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건 선수로서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때까지는 그만두지 않을 것이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생활이 끝나는 날까지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체력적으로는 어떤가?
“예전에 비해서 체력적으로 부족해진 것은 사실이고 그 부분은 나도 알고, 나와 경쟁하는 선수도 알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남은 종목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한 종목이니까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소치/허승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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