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45분 ‘올림픽 2연패’ 도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출전
체중 줄고 허벅지 근육은 강화
자세 낮춰 ‘세계신’ 잇따라 경신
4년전 밴쿠버보다 더 강하고 빨라
한국 빙상 새 역사 쓸지 ‘초관심’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출전
체중 줄고 허벅지 근육은 강화
자세 낮춰 ‘세계신’ 잇따라 경신
4년전 밴쿠버보다 더 강하고 빨라
한국 빙상 새 역사 쓸지 ‘초관심’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 그를 누를 적수는 더이상 없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만 남았다.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선수다. 지금은 흠을 찾기 힘들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이런 말로 이상화의 컨디션과 기량이 최절정에 올라 있음을 비쳤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세가 완전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밴쿠버 때만 해도 상체가 흔들렸다. 그러나 이제 레이스 내내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탄다. 스트로크도 날을 옆으로 끝까지 밀면서 굉장히 안정적으로 한다.”
11일 밤 9시45분(한국시각)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이상화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밴쿠버 때 그가 금메달을 따내며 작성한 기록은 1·2차 시기 합계 76초09(38초24+37초85). 1차 시기에서 1위를 하고 2차 시기에서 당시 31살 최강 예니 볼프(독일)한테 밀려 2위가 됐다. 그러나 10살이 더 많은 볼프(38초30+37초83)를 0.05초 차로 제치고 한국 빙상 역사를 새로 썼다.
4년이 지난 지금 이상화는 더욱 강하고 빨라졌다.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를 거의 휩쓸었다. 3차 대회 2차 레이스에만 출전하지 않아 그때만 우승을 놓쳤을 뿐, 7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라이벌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더욱이 지난 한해 4번이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16일(현지시각)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는 36초36이라는 경이적인 세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상화는 4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예니 볼프, 중국의 왕베이싱(29), 러시아의 올가 팟쿨리나(24), 미국의 헤더 리처드슨(24) 등과 레이스마다 0.23~0.54초 차이를 보일 정도로 월등히 앞서 나갔다. 올해 1월18~1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우승(37초67+37초72)한 중국의 간판스타 위징(29)이 부상 때문에 소치에 못 나온 것도 이상화로서는 호재다. 이상화는 이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4년 전에 비해 몸무게가 가벼워져 스타트도 좋아졌다. 당시 65~66㎏이었는데, 62㎏으로 줄었다. 대신 허벅지 근육은 강화됐다. 쇼트트랙 선수처럼 스트로크(다리 교차 수)가 많아진 것도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됐다. 쇼트트랙 트랙에서 매일 2시간 동안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코너워크도 좋아졌다. 스트로크 수가 많아지면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데, 이상화는 다른 선수 10번 다리를 교차할 때 12번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화는 방송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쇼트트랙 훈련이 코너에서 스피드를 올리는 데 도움됐다. 월드컵 시리즈 7회 연속 금메달을 딸 때 쇼트트랙 훈련 효과를 확실히 봤다”고 말한 바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빙상 여제의 새로운 대관식을 볼 기회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소치/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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