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사진 뉴스1
소치 겨울올림픽
러시아 귀화 뒤 첫 올림픽
오늘 쇼트트랙 1500m 출전
러시아 귀화 뒤 첫 올림픽
오늘 쇼트트랙 1500m 출전
안현수(사진)로 불러야 할까, 빅토르 안(Victor An)으로 해야 하나?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헷갈린다. 러시아로 귀화를 해서라도 올림픽에 나서야 할 만큼 그는 절실했다. 그만큼 한때 ‘쇼트트랙 황제’로 불리던 그의 선수생활은 우여곡절로 점철됐다. 그가 쓴 검은 헬멧 오른쪽에는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는 뜻의 ‘No pain, no gain’이라는 영문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한국 취재진을 만나서도 거의 말문을 열지 않는다.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때 쇼트트랙 남자 1000m와 1500m, 5000m 릴레이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오르며 한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안현수. 이제 만 29살이 된 그가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처음 겨울올림픽 무대에서 ‘쇼트트랙 황제의 귀환’을 노린다.
무대는 10일 저녁 6시45분(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 및 결선. 안현수로선 8년 만의 올림픽 무대 도전이다. 토리노 겨울올림픽 뒤 그는 2008년 훈련 도중 경기장 벽에 부닥쳐 무릎 부상을 당했고,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중대기로에 섰다. 15개월 동안 무려 4번의 수술을 받았고,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예선도 놓쳤다. 쇼트트랙 파벌싸움 때문에 국가대표에서도 밀리자 올림픽 도전을 위해 조국을 버리고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선수로 새출발했다.
안현수는 이번에 세계랭킹 1위인 남자 5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다. 어려 보이지만 스케이트만 신으면 경기장에서 무섭게 달라져 ‘야누스’라는 별명도 얻었던 8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그는 이 종목 동메달을 땄다. 1500m에선 이번에 두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 종목 세계랭킹 3위이기에 가능성이 있다.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등 메달을 노리는 한국 후배들은 빅토르 안이 매우 껄끄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박세영은 1500m 예선 2조에서 안현수 등과 먼저 맞붙는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2관왕인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30)도 나온다. 아믈랭은 “지난해와 올해 안현수는 매우 꺾기 힘든 선수”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신다운은 2013 세계선수권 남자 1000m, 1500m, 개인종합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2013~2014 시즌 1500m 세계랭킹 8위로 밀려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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