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올림픽 개막까지 불과 며칠을 남겨둔 태극전사들의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이 1일(현지시각) 러시아 소치에 입성했고, 2일에는 이상화·모태범·이승훈 등 빙속 3인방이 합류하는 등 선수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2014 겨울올림픽(2.7~23)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본단과 함께 소치에 온 프리스타일 스키의 기대주 최재우(20·한국체대)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세계대회에서 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준비를 해왔다. 여기서 잃을 게 없다. 파티를 즐기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로 1998 나가노 대회부터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서우(32·하이원)는 “최근까지 월드컵에 출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소치 땅을 밟으니 책임감이 느껴진다. 단체전 8위에 올랐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처럼 잘해보고 싶다. 4년 뒤 평창에서는 후배들도 이 느낌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며 벅찬 감회를 드러냈다.
한국과 5시간 시차가 나는 소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2일에는 바이애슬론 대표팀과 모굴 대표팀 정도만이 오후에 비공식 연습을 했을 뿐 대부분의 선수들은 훈련을 잡지 않았다. 그러나 소치 입성 사흘째인 3일부터는 종목별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이규혁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15명은 대회가 열리는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트장에서 2시간30여분간 공식 훈련을 벌였다. 개막 전인 6일 예선을 치러야 하는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여자 대표팀은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의 프리스타일 센터에서 정식으로 연습훈련에 들어갔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 출전하는 최재우가 2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의 로자 후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체력훈련 뒤 소치의 트랙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다. 썰매 종목에서는 코너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경우 원윤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17개의 코너로 구성된 산키 슬라이딩 센터가 낯설다. 이곳에서는 5일부터 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와 코치진은 눈으로 코스의 흐름을 파악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는 “소치 트랙을 타본 경험이 적은 만큼 당일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평소 대회를 치르듯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올림픽 준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빙상과 컬링, 아이스하키 등이 열리는 해안 클러스터 경기장과 메인미디어센터(MMC) 등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대부분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다. 하지만 스키와 바이애슬론, 썰매 경기가 열리는 산악 클러스터는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다.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라우라 센터로 운행하는 케이블카 노선 세 곳 가운데 한 곳의 가동이 중지되기도 했다. 1일에는 산악 클러스터의 미디어 숙소 9곳 중 6곳이 문을 열지 않아 취재진이 예약한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나서 미디어 관계자들이 대거 입국하는 3일까지 숙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조직위에 촉구하기도 했다.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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