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 D-8] 종목별 최고 속도는
가장 빠른 종목은 스키 활강
역대 최고속도 시속 161.9㎞
루지·스켈레톤, 130㎞ 넘나들어
썰매 위 맨몸으로 ‘공포 체험’
경기장 해안가에 위치해
신기록 얼마나 나올지 촉각
■ 아찔한 루지, 공포의 스켈레톤 썰매 3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에서 봅슬레이의 속도감은 아찔하다. 1200~1500m 코스를 타면서 시속 130㎞를 넘나들기 예사다. 공인된 봅슬레이의 순간 최고속도는 2009년 2월7일 캐나다 휘슬러 경기장에서 야니스 미닌스가 조종한 라트비아 봅슬레이 대표팀이 기록한 시속 153.03㎞다. 2003년 4월17일 프랑스에서 로무알트 본빈이 순간 최고속도로 201㎞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루지의 순간 최고속도는 더 빠르다. 2010 밴쿠버올림픽 남자 1인승에서 루지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독일의 펠릭스 로흐는 2009년 2월21일 휘슬러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최고 시속 153.98㎞를 기록했다. 루지와 봅슬레이의 최고 속도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선수를 포함해 최대 630㎏의 육중한 봅슬레이 4인승은 코스가 가파르고 난이도가 높은 코스에서 더 많은 중력가속도를 받아 더 속도를 내고, 최대 4㎏ 중량의 경기복을 입고 최대 23㎏의 가벼운 썰매를 타는 루지는 가벼운 대신 썰매의 마찰력이 작아 오르막 구간이 많은 코스에서도 속도를 낸다. 스켈레톤은 순간 최고속도가 130㎞ 내외가 나온다고 한다. 실제 속도는 썰매 종목 중 가장 느리지만 보호막 없는 작은 틀에 앞으로 엎드려 달려야 하는 스켈레톤 경기는 공포의 체감 속도를 선사해준다. ■ 속도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중력 가속도를 이용하는 썰매와 스키 종목은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야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반면 신체의 운동 능력만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스케이트 종목에서는 몸이 가볍고 근육량이 많아야 더 유리하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는 2012년 1월22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4차 월드컵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27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년 뒤 2013년 1월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36초80의 세계기록을 만들었다. 이를 속도로 환산하면 평균 시속 0.61㎞를 끌어올린 셈이다. 이상화는 체중은 2㎏가량 감량하면서도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노력을 했다. 이상화는 현재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에이스 원윤종은 하루 8끼씩 먹으며 체중을 20㎏가량 늘렸다. 그 결과 4인승 봅슬레이의 기록은 0.3초 가량 앞당겨졌는데 이를 속도로 환산하면 평균 0.05㎞가 빨라진 것이다. ■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속도 대체적으로 고도가 높은 곳에서 더 빠른 속도가 나온다.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남녀 18개 종목의 세계기록이 모두 해발 1000m의 높은 고지대에 위치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캐나다 캘거리에서 산출됐다. 이번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아들레르 아레나는 해안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해수면에 가까운 만큼 속도에는 불리하다. 규격화된 트랙이 아니라 자연 지형에 코스를 만드는 스키와 썰매 종목의 경우는 코스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루지와 봅슬레이 최고 순간속도는 모두 밴쿠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 경기가 열렸던 캐나다의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에서 작성됐다. 이세중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경기력 강화위원은 “휘슬러는 경사가 가팔라서 가장 빠른 코스이자 가장 위험한 코스다. 밴쿠버 대회 직전 조지아(그루지야)의 루지 선수가 사망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소치 경기장에 오르막 구간을 넣도록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속도가 무한정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밴쿠버올림픽 활강 경기가 열린 휘슬러 크리크사이드 코스는 해발 1678m에서 시작해 표고차 853m를 내려왔다. 밴쿠버올림픽 스키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디디에르 데파고는 순간 최고속도 117.2㎞를 냈다. 이번 소치올림픽의 활강 경기장인 로자 후토르 알파인 센터는 해발 2045m에서 970m까지 표고차 1075m를 3495m에 걸쳐 내려온다. 밴쿠버보다 코스의 표고차와 규모가 더 커진 만큼 속도에 대한 기대는 크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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