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결승선 판독시스템인 스캔오비전은 1초에 2000장 이상을 찍어 순위를 가린다. 오메가코리아 제공
최첨단 계측 장비들
봅슬레이 ‘속도측정 유닛’ 첫선
빙속 출발 신호엔 전자총 사용
봅슬레이 ‘속도측정 유닛’ 첫선
빙속 출발 신호엔 전자총 사용
겨울올림픽은 속도전이다. 15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빠른 자가 이기는 방식이다. 그리고 선수들 대부분은 ‘초고속’이다. 인간 시력으로 우열을 가리기엔 한계가 있다. 과학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이유다.
알파인스키는 100분의 1초, 봅슬레이나 루지 등은 1000분의 1초 단위로 승부를 가린다. 따라서 그 우열을 가리는 계측장비의 능력은 1000분의 1초보다 더 빨라야 한다. 겨울올림픽을 비롯한 기록 경기들의 측정은 대부분 결승선에 부착된 ‘광전지’(photocell·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전지)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두명 이상의 선수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해 100분의 1초까지 측정기록이 같아져 버리면 광전지만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이때 등장하는 게 판독 시스템이다. 겨울올림픽 공식 기록 측정을 맡은 오메가의 결승선 판독 시스템 ‘스캔오비전’은 1초에 2000장 이상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스캔오비전은 2000장 이상의 사진을 시간순으로 배열해 선수들의 순위를 가려낸다. 이론적으로 0.0005초의 시간차까지 측정이 가능한 셈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이나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 등 대부분의 종목에서 스캔오비전을 통해 결승선 순위를 가린다.
소치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이는 장비도 있다. 오메가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봅슬레이에 ‘측정 유닛’을 달아 순간 최대 시속 150㎞에 이르는 봅슬레이의 속도와 중력의 최대 4~5배에 이르는 중력가속도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오메가 코리아 쪽은 “봅슬레이에 부착된 유닛이 전송하는 정보를 그래픽으로 가공해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올림픽에서 눈길을 모은 뒤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쓰였던 ‘전자총’(Electronic Start System)은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출발대에서 사용된다. 심판이 전자총 방아쇠를 당기면 빛이 방출되고 동시에 전광판의 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기존 ‘스타트 건’은 실제 권총을 개조한 탓에 공항이나 경기장 검색대에서 여러 차례 통과가 지연되기도 했다. 오메가도 “기존 스타트 건과 다른 전자총을 개발한 이유 중 하나는 공항과 경기장의 엄중한 보안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봅슬레이의 속도와 중력가속도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측정 유닛’. 오메가코리아 제공
밴쿠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던 소리나는 전자총. 오메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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