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검사 규정 위반으로 충격적인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이용대(왼쪽)와 김기정이 2012년 광주 세계대학배드민턴대회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셔틀콕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연맹, 작년 두차례 불시 방한
태릉선수촌 찾았지만 못 만나
배드민턴협회가 소재지 안 바꾼 탓
등록 기한도 한번 넘겨 ‘삼진 아웃’
‘도핑 검사 규정’ 위반, 자격 정지 1년
당시 복식 짝 김기정도 같은 징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 불투명
협회 “고의 회피 아니다” 항소 계획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가 도핑검사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선수 자격을 정지당했다. 복식 동료인 김기정(24·삼성전기)도 같은 징계를 받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용대의 도핑이 아니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행정미숙으로 빚어진 참사여서 집행부 책임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이용대, 김기정 선수가 24일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약물검사(도핑검사)와 관련한 절차 규정 위반으로 1년간 자격정지 조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불시에 한국을 방문해 도핑검사를 하려했으나 두번은 선수 소재 불명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한번은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아예 이용대, 김기정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에 보고하지 않아 ‘삼진아웃’제에 걸렸다는 것이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이런 사실을 세계배드민턴연맹에 통보해 징계가 결정됐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중수 협회 전무이사는 “이용대와 김기정이 불법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고 약물 검사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것도 아니다. 다만 약물 검사 절차를 지키지 못한 탓에 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2010년부터 선수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해 매 분기마다 선수가 자신의 소재지를 보고하도록 했다. 또 소재지 변동이 있으면 이를 알려야 한다. 그런데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에게 귀찮을 수 있는 보고업무를 대신해왔는데, 철저하게 하지 못하면서 대형사고가 터지게 됐다. 세계반도핑기구 검사관들은 지난해 3월28일, 11월8일 두 차례에 걸쳐 소재지로 기록돼 있는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으나 선수들이 없었다. 김 전무는 “두 선수가 11월8일에는 전주그랑프리배드민턴대회에 출전 중이라 태릉선수촌에 없었다”고 말했다. 3월28일 선수들의 소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도핑검사를 회피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9월에는 협회가 선수 소재지 입력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불이행으로 처리됐다. 세계반도핑기구는 등록된 소재지를 불시에 방문해 1시간여 정도 기다리다 해당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도핑검사 회피로 간주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곧 전담팀을 꾸려 항소 만료일인 2월17일 이전에 세계스포츠중재위원회에 항소할 계획이다. 김중수 전무는 “중징계는 불합리하다. 징계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줄여 아시안 게임에 꼭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6개월로 줄어들면 7월23일 징계 기간이 끝나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마감인 8월까지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징계와 별도로 대한배드민턴협회에도 벌금 2만달러를 부과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태릉선수촌 찾았지만 못 만나
배드민턴협회가 소재지 안 바꾼 탓
등록 기한도 한번 넘겨 ‘삼진 아웃’
‘도핑 검사 규정’ 위반, 자격 정지 1년
당시 복식 짝 김기정도 같은 징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 불투명
협회 “고의 회피 아니다” 항소 계획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가 도핑검사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선수 자격을 정지당했다. 복식 동료인 김기정(24·삼성전기)도 같은 징계를 받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용대의 도핑이 아니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행정미숙으로 빚어진 참사여서 집행부 책임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이용대, 김기정 선수가 24일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약물검사(도핑검사)와 관련한 절차 규정 위반으로 1년간 자격정지 조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불시에 한국을 방문해 도핑검사를 하려했으나 두번은 선수 소재 불명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한번은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아예 이용대, 김기정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에 보고하지 않아 ‘삼진아웃’제에 걸렸다는 것이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이런 사실을 세계배드민턴연맹에 통보해 징계가 결정됐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중수 협회 전무이사는 “이용대와 김기정이 불법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고 약물 검사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것도 아니다. 다만 약물 검사 절차를 지키지 못한 탓에 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2010년부터 선수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해 매 분기마다 선수가 자신의 소재지를 보고하도록 했다. 또 소재지 변동이 있으면 이를 알려야 한다. 그런데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에게 귀찮을 수 있는 보고업무를 대신해왔는데, 철저하게 하지 못하면서 대형사고가 터지게 됐다. 세계반도핑기구 검사관들은 지난해 3월28일, 11월8일 두 차례에 걸쳐 소재지로 기록돼 있는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으나 선수들이 없었다. 김 전무는 “두 선수가 11월8일에는 전주그랑프리배드민턴대회에 출전 중이라 태릉선수촌에 없었다”고 말했다. 3월28일 선수들의 소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도핑검사를 회피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9월에는 협회가 선수 소재지 입력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불이행으로 처리됐다. 세계반도핑기구는 등록된 소재지를 불시에 방문해 1시간여 정도 기다리다 해당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도핑검사 회피로 간주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곧 전담팀을 꾸려 항소 만료일인 2월17일 이전에 세계스포츠중재위원회에 항소할 계획이다. 김중수 전무는 “중징계는 불합리하다. 징계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줄여 아시안 게임에 꼭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6개월로 줄어들면 7월23일 징계 기간이 끝나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마감인 8월까지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징계와 별도로 대한배드민턴협회에도 벌금 2만달러를 부과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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