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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또 먹고, 살을 찌웠다…0.01초 승부를 위해

등록 2014-01-27 20:09수정 2014-01-28 10:27

[소치올림픽 D-10] 봅슬레이 원윤종·스켈레톤 윤성빈


“15위 찍고, 평창 간다.”

1~3년차 국가대표 봅슬레이 선수들은 신참이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 참가한 김동현(27·강원도청)을 빼고는 모두 소치가 첫 올림픽이다. 27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봅슬레이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4인승 파일럿 원윤종(29·경기연맹)은 “첫 올림픽인데 준비한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남자 4인승 2팀, 남자 2인승 2팀, 여자 2인승 1팀 등 전종목에 출전하는 한국은 메달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30개 팀 가운데 15위가 목표다. 소치를 발판으로 평창을 바라본다”고 했다.

원, 작년 국제대회 금메달 3개
윤, 대륙간컵서 사상 첫 우승
체중 최대한 늘려 속도 높이고
웨이트 훈련으로 스타트 강화
“15위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

봅슬레이는 대표적인 겨울 장비 스포츠다. 남자 2인승 봅슬레이는 장비와 인원의 총 무게가 390㎏을 넘을 수 없다. 4인승은 630㎏, 2인승만 있는 여자부 봅슬레이도 350㎏으로 무게에 제한을 두고 있다. 1.2~1.5㎞ 거리에서 질량이 크면 가속이 붙어 유리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이런 제한 속에서 최적의 몸을 만들어야 한다. 원윤종은 “봅슬레이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대표 1년차이던 2010년 9월 이후 밤낮없이 먹었다. 하루 8끼씩 먹으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끝에 지금의 몸무게 107㎏을 만들었다”고 했다. “게워낼 정도로 많은 양을 먹는 고통”을 참아낸 것은 몸무게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4인승의 경우 맨 앞의 파일럿과 맨 뒤의 브레이크맨, 가운데에서 밀어주는 푸시맨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출발신호가 울리면 썰매를 힘차게 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힘이 필요하다. 역도선수 출신인 대표팀 동료 석영진(24·강원도청)과 맞먹는 무게의 바벨을 들 정도다.

‘쉬~익’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내달리는 헬멧을 쓴 봅슬레이 선수들은 남의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2010 밴쿠버올림픽 때 4인승 한팀을 출전시켜 ‘쿨러닝의 기적’ 도전에 나섰고, 전용 트랙이 없어 아스팔트 위에서 썰매를 끌지만 소치에는 규모가 훨씬 큰 선수단을 보내게 됐다. 소치올림픽에서는 해발 1215m에 위치한 산키슬라이딩센터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이 열린다. 인공얼음을 씌운 트랙은 활주할 때 평균 시속 135㎞, 커브를 돌 때의 압력은 중력의 4배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나 소치올림픽 트랙은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한국 대표팀이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남자 2인승(원윤종·서영우)에서는 메달권에 0.5초 정도 뒤지는 57초10을 끊고 있다. 이들의 스타트 시간은 세계 4위권으로 메달권 팀에 비해 0.08~0.05초 정도 늦다. 스타트 시간은 출발점을 통과한 뒤 30m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메달권 팀은 4초83 정도이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스타트 시간을 0.1초 앞당겼는데, 결승선에서는 0.3초 차이가 난다. 이용 감독은 “새벽 2시부터 하루 9시간씩 하는 혹독한 훈련 덕분”이라고 비결을 알려줬다.

원윤종은 요즘 눈을 감고 누워도 트랙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는 레이스 중에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2~3개의 오르막을 꼽았다. 원윤종은 “가속이 붙어 내려갈 때는 모든 팀이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오르막에서는 실수하면 기록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장비의 질도 기록에 영향을 미친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지난해 2인용(1억2000만원)과 4인용(1억6000만원) 썰매를 구입했는데 비용 때문에 최상급이 아닌 비급을 택했다. 봅슬레이 강국들이 사용하는 에이급과는 차이가 난다. “에이급과 비급의 차이는 0.03초”라고 하는데, 이런 장벽도 넘어야 한다.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봅슬레이와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20·한국체대)과 이한신(26·전북연맹)이 출전한다. 썰매 3종목(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가운데 가장 짜릿한 경기로, 썰매에 엎드려 머리부터 내려가는 경기다. 부상 위험도 커서 턱 보호대가 부착된 헬멧, 팔꿈치 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윤성빈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1·2차 합계 1분45초73으로 우승해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조인호 스켈레톤 대표팀 감독은 “썰매를 밀고 나가는 출발시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스켈레톤 역시 썰매의 무게가 33㎏ 이상일 때, 선수의 체중을 합한 최대 중량은 남자 115㎏, 여자 92㎏을 넘을 수 없다. 봅슬레이와 마찬가지로 이틀에 걸쳐 하루에 2차례씩 경주하여 총 4차례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에이스 윤성빈은 지난해까지 몸무게 75㎏에 35㎏짜리 썰매를 사용했지만, 이번 시즌부터 썰매 무게를 32㎏으로 줄이고 몸무게를 87㎏으로 늘렸다. 조인호 감독은 “가벼운 썰매를 쓰면서 스타트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소치에서 15위권에 드는 게 목표인 윤성빈은 “스타트는 모르지만 드라이빙 기술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 차가 많이 난다”며 올림픽 첫 출전에 가슴이 뛴다고 했다. 한편 나무로 만든 썰매에 1~2인이 타고 경쟁하는 루지에서는 5명(남 3, 여 2)이 출전한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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