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이 좋다. 김연아와 함께 소치올림픽에 참가하는 피겨 기대주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첫 시니어 무대에서 나란히 160점대를 돌파했다.
김해진은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4대륙대회에서 합계 166.84점(쇼트 57.48점·프리 109.36점)으로 6위에 올랐다. 박소연도 162.71점(쇼트 55.91점·프리 106.80점)을 따 9위. 둘은 자신들의 국제대회 공인 최고 기록(김해진 149.71점, 박소연 144.77점)을 나란히 깼다.
김연아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지만 소치를 앞둔 꿈나무 김해진과 박소연은 소중한 경험을 했다. 특히 김연아 외에는 국제대회에서 160점대를 기록한 한국 선수가 없었기에 둘의 자신감은 크게 높아졌다.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올림픽에서 목표인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던 방상아 해설위원의 전망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명 중 24위 안에 들어 프리에 진출하면 180점대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도 했다. 김해진은 대부분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했지만 프리에서 트리플 러츠 회전수가 부족했다. 박소연은 프리 후반부 트리플 러츠를 실수하며 이어지는 두 점프를 못 뛰었다. 김연아처럼 예정된 점프를 못 뛰었을 경우 다른 기술을 접목하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국내 피겨퀸의 자리를 놓고 싸우는 둘의 라이벌 대결도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해진은 2013년 11월 피겨 랭킹대회와 올해 1월5일 전국종합대회에서도 모두 박소연한테 졌다. 하지만 이번 4대륙대회에서 박소연을 추월했다. 방 위원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된다면 기량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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