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호주오픈테니스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리나가 슬로바키아의 도미니카 시불코바를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멜버른 / AP 연합뉴스
“대단히 감사한다. 당신은 멋진 남자다. 또한 너무 운이 좋은 사람이다.” 생애 첫 호주오픈 여자단식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은 중국의 리나(32). 그는 코트 인터뷰 도중 스탠드에 있는 남편(장샨)을 향해 유창한 영어로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고,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012년부터 코치를 맡아온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를 향해선 “전에 쥐스틴 에냉을 지도했기 때문에 경험이 많다”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앞서 그는 “처음에는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을 위해 정말 준비를 못했는데, 이번엔 준비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랭킹 4위 리나가 25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4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3300만호주달러)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카 시불코바(24위·슬로바키아)의 돌풍을 2-0(7:6<3>/6:0)으로 잠재우고 정상에 올랐다. 2011년 프랑스오픈 우승(아시아 선수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265만호주달러(24억8000만원).
호주오픈에서 그동안 두차례 모두 준우승에 그친 한도 풀었다. 2011년엔 킴 클레이스터르스(은퇴·벨기에), 2013년엔 빅토리야 아자란카(2위·벨라루스)에게 졌다. 1982년 2월생으로 호주오픈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최고령자는 1973년 30살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마거릿 코트(호주)였다.
이제 올해 관심은 리나가 이번 우승 상승세를 몰아 6월 윔블던, 8월 유에스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 두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면 아시아인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머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시불코바는 이날 리나의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에 밀려 그랜드슬램대회 첫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16강전에서 마리야 샤라포바(3위·러시아), 4강준에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5위·폴란드) 등 우승후보를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그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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