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김연아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 덕양구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연아는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80.60점을 받았다. 2014.1.4 /연합뉴스
“오늘은 100%였다.”
‘피겨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최종 리허설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4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대회 여자 시니어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42.23점, 예술점수(PCS) 38.37점을 획득해 총점 80.60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함께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2위 김해진(18·과천고)의 58.48점을 크게 앞서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80.60점은 지난 12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2013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기록한 73.37점은 물론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78.50점)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점수이자, 비공인 세계신기록이다. 아직 전세계 여자 피겨 선수 중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대회에서 80점대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이번 대회도 국내 종합대회다 보니 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기록으로 포함되지는 않지만 올림픽 2연패 전망을 밝게 하기 충분했다.
이날 출전한 28명의 선수 중 마지막 순서로 빙판 위에 선 김연아는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의 삽입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의 선율에 맞춰 ‘무결점’ 연기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한 데 이어 트리플 플립도 안정적으로 뛰었다. 지난 자그레브 대회에서 실수를 했던 더블 악셀도 이날 만큼은 완벽했다. 레이백 스핀과 직선 스텝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한 뒤 김연아는 마지막 과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깔끔하게 완성하면서 2분40여초의 연기를 마무리지었다. 김연아가 연기를 모두 마치자 빙상장을 가득 메운 3천여명의 관중들은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빙판 위는 팬들이 던진 선물로 가득찼다.
2008년 12월에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5년 만에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지난해 종합대회가 국내 마지막 무대가 될 줄 알았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국내 팬들 앞에서 직접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 의미있고 기쁘게 생각한다. 내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멋진 연기로 보답하겠다. 팬들도 내일까지 피겨 대회를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오늘 경기내용으로 봐서는 거슬리는 부분은 없다. 정확한 동작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점프 이외의 요소들을 훈련한 만큼 잘한 것 같다. 연기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연기를 평가했다. 다만 김연아는 “국내대회에서는 보통 점수를 더 많이 받는다.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다. 밴쿠버올림픽이 나의 전성기였던 만큼 더 많은 점수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최고 점수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은 클린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면 자신감을 더 얻을 것 같다”며 내일 있을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김연아는 내일(5일) 오후 1시부터 같은 곳에서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친다. 이날 김연아는 지난 자그레브 대회 당시와 달리 교체된 의상을 착용한다.
한편 54.15점을 받은 김규은(15·연화중)은 지난해 11월 전국랭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소치올림픽 출전자 박소연(17, 신목고·52.31점·5위)을 제치는 깜짝 활약으로 3위를 차지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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