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빙상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한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왼쪽부터)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회견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월드컵 마친 빙상대표팀 귀국
2관왕 모태범 “자신감 되찾아”
2관왕 모태범 “자신감 되찾아”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월드컵 시리즈 7연속 금메달을 딴 ‘빙속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1인자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상화와 모태범(24·대한항공), 이승훈(25·대한항공)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은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2연패를 향한 각오를 밝혔다.
여자 500m의 절대강자로 1~4차 월드컵에서 7경기 연속 금메달 행진을 벌인 세계기록 제조기 이상화는 자신감과 함께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상화는 “지금 성적이 좋지만 막상 큰 대회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도 든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이어 “(올림픽까지) 지금 하던 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화의 몸 상태는 현재 정상이 아니다. 이상화는 “미국(2차 대회)에서부터 몸이 좋지 않았고 그 상태로 3·4차 대회에 갔다. 마지막 4차 월드컵에서는 1차 레이스 결과가 좋다면 2차 레이스에서는 한번쯤 쉬어 가도 좋다고 생각했다”며 2차 레이스 불참 이유를 밝혔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상화는 “지금은 일단 좀 쉬고 싶다. 1월 스프린트 세계대회 출전 여부는 천천히 결정하겠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휴식이다. 몸보신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단거리 간판 모태범은 “2010 밴쿠버올림픽 500m 우승 뒤 1000m도 쟁취하고픈 욕심이 늘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꼭 1000m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모태범은 지난주 4차 월드컵인 베를린 대회에서 처음으로 500m와 1000m 2관왕에 오르는 등 기세를 올렸다. 모태범은 “3차 월드컵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꼈는데 긍정적인 생각을 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줘 4차에서 결과가 좋았다. 자신감이 생긴 만큼 재미있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컨디션대로 올림픽을 즐기고 싶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 역시 4차 월드컵 남자 팀추월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시즌 첫 은메달을 획득했고, 5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뒷심을 내기 시작했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부진해서 최근까지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도 올림픽 때만 잘 탔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은 올해가 당시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소치올림픽 5000m와 1만m, 팀추월에서 메달을 노리는 이승훈은 “첫 경기인 5000m를 잘 풀어야 나머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팀추월은 혼자가 아닌 동료들과 함께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종목이라 특히 더 소중하다”고 했다.
영종도/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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