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동작에 각종 악기 소리를 결합해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찾는 태권힐링테라피를 시연중인 한병철 교수.
‘태권힐링테라피’ 개발 한병철 교수
내년 4월 문여는 무주 태권도원서
태권 관련 콘텐츠 개발 작업 벌여
타악기 소리에 맞춰 명상·호흡
“태권도 새 영역 개척 시도”
내년 4월 문여는 무주 태권도원서
태권 관련 콘텐츠 개발 작업 벌여
타악기 소리에 맞춰 명상·호흡
“태권도 새 영역 개척 시도”
청아한 울림이 몸 속에 파고든다. 부드럽고도 강한 음파가 의식을 자극한다. 눈을 감고 그 음파를 진하게 느낀다. 하얀 유리그릇(크리스탈 보올)에서 만들어내는 소리는 귀를 통해 일부는 뇌로, 일부는 오장육부로 스며들며 오감을 일깨운다. 오랫동안의 태권도 주춤세 동작으로 긴장하고 흔들리는 육체는 신비한 소리에 안정을 찾는다.
지난달 21일 찾은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연수원의 명상실에서는 한병철(47·사진) 경기대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태권힐링테라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정식 개장하는 태권도원은 세계 태권도인의 교육·수련·연구의 중심이자 태권도 정신 및 문화 교류의 장을 목표로, 국비 2475억원을 들여 건립중이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10배에 이르는 231만4천여㎡ 터에 이미 태권도 경기장과 박물관, 연수원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 일부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그 가운데 하나인 태권힐링테라피는 소리를 이용해 건강을 찾는 사운드 테라피를 태권도 동작과 결합해 호흡, 명상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단련하는 프로그램이다.
태권도 3단인 한 교수는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통해 건강을 지켜왔고, 한때 태권도 선수로도 활약하다가 현재는 국기원 태권도교범 편찬위원과 사범 강사를 맡고 있다. 한 교수는 태권도원의 태권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에 합류, 소리와 태권 동작을 결합시켰다.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데 소리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요가가 시작된 인도나 불교가 융성했던 중국에서도 각종 악기를 사용해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찾았습니다.”
한 교수가 태권힐링테라피에 쓰는 악기는 여러가지가 있다. 실내 공간을 꽉채우는 강한 음파를 만들어내는 수정유리그릇을 비롯해, 남미 인디안족의 ‘레인 스틱’, 티벳 불교에서 쓰는 조그만 쇠종인 ‘띵샤’ 등이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낼때 쓰는, 마치 비오는 것처럼 신비한 소리를 내는 ‘레인스틱’은 말린 선인장 줄기 내부에 모래를 집어넣어 만든 악기. 처마에 무수히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 충분하다. 두 쇠종의 파장이 달라 소리를 듣는 순간 희미해졌던 의식이 반짝 살아 돌아오게 만드는 ‘띵샤’는 마치 불교의 죽비같은 역할을 한다. 또 우리 전통의 타악기인 징도 있다.
그는 “소리는 육체의 고통을 잊게 해주고, 생각을 집중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며 “그동안 동작에만 치중했던 태권도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한 교수로부터 태권힐링테라피를 전수받는 태권도 사범들은 모두 고단자로 내년 4월 태권도원 개관 이후 일반인들과 태권도 연수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태권도원 운영기관인 태권도진흥재단은 지난달 13일 지역주민 700여명을 초청해 수련원과 박물관 관람, 모노레일 시승 등 태권도원 개방행사를 열기도 했다.
무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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