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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아! 어깨만 안 빠졌어도…’

등록 2013-08-04 15:25수정 2013-08-04 21:48

아우두와 UFC 페더급 타이틀전
3라운드까지 팽팽한 접전 벌이다
4라운드 2분만에 티케이오 ‘눈물’
주먹교환 중 오른쪽 어깨 뒤틀려
 누구보다도 잘싸웠다. 승리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오른쪽 어깨 탈골이 ‘코리안 좀비’의 눈에 끝없는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최고의 격투기 기구인 유에프씨(UFC) 페더급 정상에 도전했던 정찬성(26)이 4라운드 2분만에 케이오(KO)로 패하며 어깨를 떨구었다.

 정찬성은 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아레나에서 열린 유에프씨163에서 페더급(65㎏급) 챔피언 조제 아우도(27·브라질)에게 도전했으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4라운드 초반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며 허망한 패배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타이틀 5차방어에 성공한 아우도는 23승2패를 기록하며 지난 5년간 무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애초 아우도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된 경기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달랐다.

 공포의 로킥을 날리며 질풍처럼 상대를 제압하던 아우도는 정찬성을 맞아 마치 돌다리를 두들겨가는 것 처럼 신중했다.

 정찬성은 경기장에 들어오며 매트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기도를 한후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포효하며 기세를 올렸다.

 정찬성은 공이 올리자 선제공격을 날렸다. 틈을 노리던 아우도는 날카로운 오른손 주먹을 날리며 하이킥을 시도하기도 했다. 키가 5cm 큰 정찬성은 긴 리치로 아우도를 견제하며 거리를 주지 않았다. 1라운드 후반 아우도는 한차례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켰으나 크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팽팽한 라운드였다.

 2라운드 들어서도 정찬성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며 아우도를 당황케 했다. 왼손 스트레이트를 아우도의 얼굴에 명중시키기도 했다. 아우도는 특유의 강력한 로킥을 차지 못한채 테이크 다운을 시도했다. 라운드 후반 아우도의 주먹에 정찬성의 왼쪽 눈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아우도가 막판 한차례 테이크 다운을 성공했으나 정찬성이 효과적으로 아우도의 손과 다리를 봉쇄해 별다른 공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반까지 경기를 끄는데 성공한 정찬성은 3라운드부터 좀더 적극적으로 아우도를 공격했다. 플라잉 니킥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아우도는 영리하게 정찬성의 날아오는 무릎 공격을 피하며 테이크 다운으로 연결시켰다. 철장에 붙어 날카로운 힘겨루기를 하면서 상대의 빈틈을 서로 노렸다.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고, 체력이 다소 앞서는 정찬성의 페이스에 아우도가 말려드는 양상이었다.

 4라운드 들어서자 아우도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아우도의 편이었다. 둘이 난타를 교환하던 중 정찬성의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뒤틀리며 제자리를 벗어났다. 순간 정찬성의 눈에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이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아챈 아우도는 오른쪽 어깨위로 하이킥을 연달아 날렸고, 정찬성은 속수무책으로 맞아야 했다. 기회를 잡은 아우도는 달려들어 테이크 다운을 성공시켰고, 정찬성은 아우도의 주먹 세례보다는 빠진 어깨가 주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정찬성은 피부 깊숙이 파고드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정찬성은 지난번 다친 왼쪽 어깨가 재발한 것이 않은 것이 불행중 다행이다.정찬성은 경기가 끝나자 마자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록 정찬성은 패했지만 이전의 도전자들 보다 강한 면모를 보였고, 아우도의 타격때문이 아니라 어깨 부상으로 인한 패배였기에 챔피언에 재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게 됐다.

 또 ‘코리아 좀비’의 별명에 걸맞는 화이팅 넘치는 경기 모습으로 세계 격투기 팬들에게 “역시 정찬성”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

 정찬성은 이날 패배로 13승4패를 기록했고, 다시 정성 도전을 위해 힘든 길을 떠나야 해는 운명에 몰렸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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