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16년 만에 아시아대회에서 중국을 격파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대회 C조 1차전에서 중국을 63-59로 꺾었다. 한국이 아시아대회에서 중국에 이긴 것은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대회 4강전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은 양동근, 조성민, 윤호영, 김주성, 김종규를 선발로 내보냈다. 김태술이 양동근과 번갈아 포인트가드를 맡았다. 빅맨 이종현, 이승준, 김주성, 김종규는 수시로 교체돼 골밑을 책임졌다. 중국은 이젠롄(213㎝), 왕즈즈(216㎝), 쑨웨(206㎝), 왕저린(214㎝) 등 정예군단의 높이를 앞세워 한국의 골밑을 파고들었다.

한국은 중국의 장신군단을 상대로 ‘벌떼 수비’로 막아섰다. 초반부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간 한국은 3쿼터 후반 42-41에서 양동근의 자유투 2개, 김주성의 골밑슛으로 46-41로 우세를 잡았다. 마지막 4쿼터 초반에도 몸을 사리지 않으며 수비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경기 종료 5분44초를 남기고 주팡위, 이젠롄에게 점수를 내줘 48-48로 동점을 허용했다. 피를 말리는 막판 접전이 시작됐고, 종료 2분22초를 남기고는 중국의 이젠롄, 주펑이 잇따라 자유투 3개를 성공시켜 52-55로 뒤졌다.

위기의 순간 해결사는 베테랑 김주성이었다. 김주성은 종료 2분13초를 남기고 골밑슛과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를 림에 꽂아 55-55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양동근이 이어진 속공에서 자유투 2개를 성공해 종료 1분17초를 남기고 57-55로 앞서갔다. 중국의 주팡위가 자유투 2개를 넣었으나 조성민이 똑같이 자유투로 맞받아쳤다.

한국은 59-57에서 이어진 중국의 다음 공격 때 김주성이 튄공을 잡아내 공격권을 빼앗았고, 다급한 중국은 공을 잡은 조성민에게 반칙을 저질렀다. 조성민은 경기 종료 21.5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꽂아 61-57로 간격을 벌렸다. 이어 양동근의 자유투 2방까지 합쳐 승리를 굳혔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뒤 “전방에서부터 수비가 잘 이뤄졌다. 상대 가드가 종일 볼을 끌고 다닌 게 우리가 승리한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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