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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하다, 그래도 도전한다…옥타곤이 내 가슴을 뛰게 하므로
코리안 좀비 ‘리우의 기적’ 만든다

등록 2013-07-31 19:28수정 2013-07-31 22:33

‘코리안 좀비’ 정찬성
‘코리안 좀비’ 정찬성
정찬성, 4일 UFC 페더급 타이틀전
약점 없는 챔피언 아우두와 대결

부상 공백에 적진서 경기하지만
강자 이긴 적 많아 조심스런 기대
“필살기 준비…링 위서 폭발시킬 것”
이길 수가 없다. 모든 면에서 열세이다.

챔피언은 너무 강하다. 빈틈을 찾기 어렵다. 이변을 기대하기엔 객관적 기량 차이가 너무 크다. 게다가 적진이다. 1만5천여명의 브라질 팬들이 일방적이고도 열광적으로 챔피언을 응원할 것이다. 경기 시간도 현지시각으로 새벽 1시이다. 모든 것이 불리하다. 이럴 때 도전자가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이다. 기적.

‘코리안 좀비’ 정찬성(26·오른쪽 사진)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아니 정찬성이 기적을 만들길 간절히 바란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에이치에스비시(HSBC) 아레나에서 열리는 유에프시(UFC)163에서 메인이벤트로 정찬성은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아우두(27·왼쪽)에게 도전한다. 한국인으로 세계 최고의 격투기 기구인 유에프시 정상에 도전하기는 처음이다.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아우두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아우두
정찬성은 한국이 낳은 최고의 격투사이다. 상대방의 소나기 같은 타격을 뚫고 들어가 제압하는 정찬성은 ‘좀비’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격투기 입문 7년 만에 정상 도전의 행운을 잡았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 강하다. 현존하는 격투사 가운데 모든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강한 타격과 기술을 갖춘 격투사로 꼽히고 있다.

통산 전적 22승 1패인 아우두는 2010년 9월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 4차례 타이틀을 방어했다. 아우두의 로킥은 파괴적이다. 그의 오른발 로킥은 상대 왼발의 정강이와 무릎 연골, 허벅지를 집요하게 파괴한다. ‘공격한다’기보다는 ‘내려찍는다’는 표현이 맞다. 극진가라테를 익한 아우두의 발차기를 견딜 격투사는 없다. 방법은 피하는 것인데, 아우두의 빠른 스피드는 상대가 도망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레슬링 기술도 세계 최고이다. 주짓수 역시 세계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고수이다. 22승 가운데 13승을 티케이오(TKO)로 끝냈다. 정신력도 강인하다. 격투사로서 약점을 찾기 어렵다. 어쩌면 약점이 없는 완벽한 격투사일지 모른다.

13승3패의 정찬성은 패더급 랭킹 5위이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15개월간 옥타곤을 떠나 있었다. 정찬성의 뛰어난 상품성이 정상 도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정찬성에게 승리를 바랄 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2 대 8이나 1 대 9로 정찬성의 일방적인 열세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정찬성에겐 그 무언가가 있다. 우선 배짱이다. 격투사로서 그 어떤 상대에게도 주눅들지 않는 ‘깡다구’가 있다. 신인 시절 일본 격투기 무대에 오른 정찬성은 일본의 강자와 맞붙어 접전을 벌이다가 1회 종료 1분을 남기고 서브미션(기권)승을 거두었다. 승리 직후 링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찬성은 “신인이지만 건방진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더 강한 상대 어디 없습니까?”라고 말해 경기장을 찾은 일본 관중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정찬성이 유에프시 사상 가장 짧은 승리(7초) 기록을 갖고 있는 것도 그냥 운이 아니다. 적지에 들어가서도 번개처럼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는 동물적인 감각이 정찬성에겐 있다.

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트위스터 기술로 상대를 제압한 것 역시 정찬성에게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이다. 과감하게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정찬성에겐 있다. 그래서 정찬성이 링에 올라 어떤 기술을 시도할지는 감독도 모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를 이렇게 비유한다. “아우두는 긴 칼을 갖고 링에 오른다. 그동안 대부분의 상대들은 짧은 칼을 들고 맞서다가 처참하게 깨졌다. 정찬성은 짧은 칼이 아닌 도끼를 들고 링에 오른다. 아마도 아우두는 당황할 것이다.”

7월19일 현지로 떠나 시차를 극복하며 감량을 해 온 정찬성은 아우두에 대한 필살기를 이미 준비했다고 말하고 있다. “알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목표였다. 링 위에서 내 가슴에 쌓여있던, 그 무언가를 폭발시킬 것이다. 그 강력한 의지는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정찬성이 갖고 있는 ‘그 무언가’가 기대를 갖게 하는 근거이다.

미국의 중계시간에 맞춰 현지시각 새벽 1시, 한국시각 오후 1시께 열릴 예정인 정찬성의 도전 경기는 수퍼액션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생중계한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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