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
캐머런 총리 “기사작위 받을만”
캐머런 총리 “기사작위 받을만”
“앤디 머리는 기사작위(knighthood)를 받을 만하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머리는 최소한 6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할 것이다. 올해 세계 랭킹 1위가 될 수 있다.”(존 매켄로)
스코틀랜드 출신 앤디 머리가 2013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으로 영국인들의 77년 해묵은 한을 풀자, 영국은 총리까지 직접 나서 그를 영웅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영국 <비비시>(BBC)는 캐머런의 기사작위 부여 발언을 8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브레이킹 뉴스로 긴급 보도하기까지 했다. 또 윔블던 3회 우승을 포함해 7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남자테니스 전설’ 존 매켄로(54·미국)는 “앞으로 2~4년 머리를 깨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올해 유에스(US)오픈도 그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 두 아들 챔피언…어머니의 영광 7일 오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3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26·세계 2위)는 동갑내기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0(6:4/7:5/6:4)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7년 만에 윔블던 남자단식을 제패한 영국 선수가 됐다. 여자단식을 포함하면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36년 만의 영국 선수 윔블던 단식 우승이다. 우승상금 160만파운드(27억3000만원).
이날 관중석에는 캐머런 총리를 비롯해 머리의 어머니 주디와 애인 킴 시어스까지 총출동했다. 머리는 우승 뒤 관중석에 올라가 코치인 이반 렌들, 여자친구 등과 기쁨을 나눴다. 더 위쪽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어머니를 못 보고 관중석을 내려가려다가 다시 돌아와 포옹했다. 머리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깜빡했다”고 말했다.
주디는 2명의 윔블던 챔피언 아들을 보유한 자랑스런 어머니가 됐다. 머리의 형인 제이미는 2007년 혼합복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영국 페더레이션컵 대표팀 코치이기도 한 주디는 “던블레인의 작은 클럽에서 윔블던 남자단식과 혼합복식 챔피언을 탄생시켰다”고 좋아했다. 머리는 1896년 해럴드 마호니 이후 스코틀랜드 출신 첫 윔블던 남자단식 챔피언이다.
■ 머리 시대 열리나? 머리는 지난해 9월 유에스오픈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통산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정상에 등극해 자신의 시대를 예고했다.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사투 끝에 1-3으로 조코비치에게 패한 것도 말끔히 설욕했다. 머리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는 로저 페더러(스위스)한테 1-3으로 져 영국인의 한을 풀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9월 유에스오픈에서는 조코비치를 3-2로 누르고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머리는 조코비치와의 상대전적은 8승11패로 열세다. 하지만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서는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2011년·2013년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이겼고, 지난해 유에스오픈과 이번 윔블던에서는 머리가 승리했다. 머리는 자신의 그랜드슬램대회 두차례 우승을 모두 조코비치를 상대로 따냈다.
물론 그렇다고 머리 시대가 왔다는 것은 좀 성급하다. 조코비치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세계 8위·아르헨티나)와의 이번 4강전에서 4시간43분 동안의 혈투를 벌여 결승전에서 다소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 또 올해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27·스페인)도 있다. 일단 3강 체제라 할 수 있다.
머리는 경기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믿기지 않는다. 윔블던 우승은 테니스의 피너클(정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머리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 영국에 이 우승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그런 경기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승자를 축하해줬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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