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취임 기자회견
“한국형 전술로 월드컵 도전”
콤팩트축구·수비조직력 강조
‘홍명보의 아이들’도 철저 검증
박지성 복귀는 본인 의지 중요
“난 아기가 아니다” 강압설 부인
“한국형 전술로 월드컵 도전”
콤팩트축구·수비조직력 강조
‘홍명보의 아이들’도 철저 검증
박지성 복귀는 본인 의지 중요
“난 아기가 아니다” 강압설 부인
“(월드컵 본선) 목표는 얘기하지 않겠다. 제가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바라는 게 있을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밝힌 적이 한번도 없다.”
“(이동국 등) 특정 선수에 대한 장·단점을 앞으로도 말하지 않겠다.”
“저는 아기가 아니다. 축구협회가 (감독) 하란다고 하지 않는다.”
홍명보 스타일과 어법은 늘 이런 식이다. 단호하고 소신을 절대 굽히지 않는다.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공식 기자회견 자리. 2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 홍명보(44) 감독은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걸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불사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저의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5개월 남짓 (러시아 안지에서) 축구도 많이 배우고 인생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 “한국형 전술 만들겠다” 홍 감독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 한국형 플레이로 월드컵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지향하는 축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가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해 월드컵에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는 콤팩트 축구를 강조했다.
수비 조직력도 중시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리 팀보다 수준 낮은 팀은 없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잘 뺏기도 하지만 잘 빼앗기기도 한다. (공을 가지고 있는) 그 시간을 길게 해야 한다. 수비 조직력으로 경기를 하면서 공격 때는 공을 잘 넘겨주지 않도록 하겠다. 1년 동안 강국과 경기를 하더라도 쉽게 뚫리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
최근 대표팀 분란설과 관련해선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 보니 많은 분들이 우려했다. 저는 팀이라는 것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한 선수가 중심 돼서 팀을 이끌어가면 좋다. 그러나 1명의 주장보단 23명의 주장이 낫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선수를 뽑아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다.”
■ 목표는 국민들이 바라는 것 브라질월드컵 본선과 2015년 호주 아시안컵 목표에 대해선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갔다. “어 글쎄요? 목표는 물론 제가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있지만 밝히지 않겠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선 강한 신뢰의 메시지를 던졌다. “안지에 있으면서 대한민국 선수들은 훌륭하다고 느꼈다. 그 팀에 11개국에서 온 선수들이 있는데 관리가 쉽지 않았다. 훈련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상대를 존중해주는 것 등이 그랬다.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그리웠다. 다시 (한국 선수들과 같이할) 기회가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대한민국 축구선수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성, 팀을 위한 희생 등 3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팀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선수단 구성과 관련해 ‘홍명보의 아이들’의 중용 가능성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을 강조했다. “홍명보의 아이들이라는 그 선수들과 3년 동안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한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1년 전의 경기력과 1년 후의 경기력 등을 평가해 결정할 것이다.”
■ 박지성 복귀 본인 의지 중요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의 복귀론과 이동국(전북)의 중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뜻을 밝혔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에 큰일을 했다. 앞으로도 큰일을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다. 이동국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특정 선수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
2년간 대표팀 감독 계약을 한 것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축구협회와의 사전접촉에서 계약기간 의견을 나눈 것은 사실이다. 협회는 계약기간에 대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감독은 영원히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2년은 제가 제안한 기간이다.”
국가대표팀 감독 제안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일 때 2번을 포함해 3번 받았다”고 털어놨다. ‘축구협회가 강하게 밀어붙여 감독직을 수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는 아기가 아니다. 축구협회가 하란다고 한 것 아니다”고 답했다.
파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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