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981년 비에른 보리(스웨덴)가 롤랑가로스에서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통산 6회 우승을 이뤘을 때, 그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힘이 넘치는 톱스핀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보리는 당대 최고의 남자테니스 스타였다. 하지만 그 대기록은 지난해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왼쪽 사진)에 의해 깨졌다. 나달은 당시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오른쪽)를 3-1로 누르고 통산 7회 우승을 일궈냈다.

26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막을 올리는 2013 프랑스오픈에서는 나달의 4연패 및 통산 8회 우승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총상금은 2101만7000유로(300억원), 단식 우승 상금은 150만유로(21억6000만원)다. 지난해 총상금 1871만8000유로(270억원), 단식 우승상금 125만유로(18억원)에서 각각 20%, 12% 올랐다.

올해 27살인 나달은 2005년부터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회 우승을 추가했다. 지난해 6월 왼 무릎 부상이 악화돼 7개월 공백을 거쳐 올 2월 코트에 복귀했는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6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전적은 36승2패다. 프랑스오픈은 부상 복귀 뒤 처음 치르는 그랜드슬램대회다.

현재 세계랭킹 4위인 나달은 지난주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꺾고 이탈리아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프랑스오픈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나달은 “4~5개월 전만 해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자신이 있느냐고 누가 물어봤다면 미쳤느냐고 대답했겠지만, 복귀 뒤 8번 대회에 나가 6번 우승하다 보니 이제 나도 꿈을 꾸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1위 조코비치가 강력한 대항마이다. 2011년 윔블던과 유에스(US)오픈, 2012년과 2013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는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못하는 것도 바로 프랑스오픈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을 기다려왔다. 올해 내게 가장 중요한 대회”라고 우승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달과 조코비치는 34번 맞붙었는데, 나달이 19승15패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나달을 2-0으로 물리친 바 있다. 당시 경기는 나달이 강한 면모를 보이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렸다.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SBS ESPN)이 매일 주요 경기를 생중계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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