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투어 우승컵, 13언더파 275타
폭발적인 드라이브 샷 등 ‘독무대’에 까가운 경기
폭발적인 드라이브 샷 등 ‘독무대’에 까가운 경기
화려한 복귀다. 제2의 전성기다. 누구도 그의 세계 1위 재탈환을 막을 수 없었다. 거의 독무대였다. 다른 선수들은 그의 정상 등극을 막기 보다는 축하하는 조연 역할에 만족하는 듯 했다.
마침내 타이거 우즈(38·미국)가 큼직한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었다. 섹스 스캔들로 부진에 빠지며 세계 정상 자리를 내준지 2년 5개월만이다.
폭발적인 드라이브 샷, 자로 잰듯이 정확한 아이언 샷, 마치 자기 집을 찾아 가듯이 정확히 집어 넣은 퍼팅까지, 30대 초반의 우즈를 그대로 보는 것 같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2·7381야드)에서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69-70-66-70)를 친 우즈는 2위 저스틴 로즈(33·잉글랜드)를 2타차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즈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281주간 동안 세계 1위를 지키던 우즈가 외도가 발각나며 부인과 불화에 따른 이혼 등으로 지난 2010년 11월1일 세계 랭킹 1위를 내준 뒤 약 29개월 만이다. 우즈는 한때 세계 랭킹 58위까지 추락했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여덟차례나 우승, 샘 스니드(미국)가 그린즈버러 오픈에서 세운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피지에이 투어에서 통산 77승을 올려 스니드의 최다승 기록인 82승에 5승차로 다가섰다. 이제 우즈가 언제 최다승 기록을 깨고, 사상 처음으로 통산 100승을 달성할 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올 시즌 5차례 출전해 3승을 챙겼으니 우승 확률이 60%에 이른다. 평균 우승 확률이 50%에 이르니 스니드의 최다승 기록은 올해 내에 이뤄질 것이 확실시 된다. 빠르면 상반기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100승까지는 현재 23승이 남아 있고, 38살인 우즈가 앞으로 10년 정도는 현역으로 뛸 수 있다고 본다면 100승 기록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날 우즈와 같은 조에 경기한 선수는 리키 파울러(25·미국). 파울러는 15번 홀까지 2타차로 우즈를 따라가며 우즈와 우승 경쟁을 벌이는 듯 했다.
전날 열린 4라운드 2개 홀에서 1타를 줄인 뒤 폭풍우 때문에 경기를 중단한 우즈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샷 감각을 유지했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우즈는 자신을 추격하는 2위 그룹에 3∼4타차로 앞서 나갔다.
패기의 파울러는 우즈의 위력에 눌리지 않고 12번홀(파5)과 14번홀(파3)에서 먼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즈에 2타차까지 추격했다.
15번홀(파4)에서는 우즈와 파울러가 나란히 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승부는 베이힐 골프장에서 가장 쉬운 홀인 16번홀(파5)에서 갈렸다. 우즈는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번째 샷을 가뿐히 그린 위에 올린 뒤 2퍼트로 버디를 추가했으나,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파울러는 두차례나 공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렸다. 마치 우즈의 강한 내공에 스스로 무너지는 형국이었다. 첫번째 세컨드 샷을 그린 옆 호수에 빠뜨린 파울러는 다시 친 공조차 호수에 빠뜨려 자멸했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파울러는 두 홀을 남기고 우즈에게 6타 뒤지며 경쟁 상대에서 멀어졌다.
우승을 확신한 우즈는 마지막 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떨어졌으나 침착하게 보기로 마무리하며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구름같이 모여든 갤러리에게 손을 흔들며 진정한 ‘골프 황제’ 복구를 신고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 나섰던 지난해 신인왕 재미교포 존 허(23)는 4라운드에서 8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27위(1언더파 287타)까지 떨어졌고, 배상문(27·캘러웨이)은 1오버파 289타를 쳐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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