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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이상화, 세계선수권 첫 2연패…‘소치의 희망’ 쐈다

등록 2013-03-24 22:27수정 2013-03-25 08:27

이상화(24·서울시청)
이상화(24·서울시청)
이, 1·2차 레이스서 1위 ‘완벽 금’
최근 8대회 연속 우승 등 최고조
모, 1차 3위…2차서 역전 우승극
시즌 무승 부진 딛고 ‘유종의 미’
내년 소치올림픽 ‘금’ 기대감 높여
러시아 소치에는 연 이틀 비바람이 불었다. 선수단 숙소에는 ‘폭풍이 왔으니 창문을 열어두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하지만 폭풍우는 약간의 비바람으로 그쳤다. 정작 러시아 소치를 덮친 것은 이상화(24·서울시청)와 모태범(24·대한항공)의 폭풍 같은 질주였다.

한국 빙속의 단거리 간판 모태범과 이상화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동반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이상화는 24일 소치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5초34로 중국의 왕베이싱(76초04)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차 레이스에서 37초69로 1위를 기록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도 24명의 선수 중 가장 빠른 37초65를 기록해 완벽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상화에 이어 모태범 역시 그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감격의 우승을 일궜다. 모태범은 1·2차 합계 69초76으로 가토 조지(일본)와 얀 스메이컨스(네덜란드·이상 69초82)를 제쳤다. 1차 레이스에서는 34초94를 기록해 스메이컨스(34초80)와 가토 조지(34초92)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2차 레이스에서는 34초82(2위)를 기록해 34초90(3위)과 35초06(5위)에 머문 가토와 스메이컨스를 따돌리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모태범(24·대한항공)
모태범(24·대한항공)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 10번의 500m 레이스에서 9번 우승하며 한국 여자선수 최초로 월드컵 종합우승을 차지한 이상화는 이번 우승으로 화룡점정했다. 이상화는 “되게 좋다. 월드컵 파이널에서 기록이 저조해 걱정을 했는데 이번에 좋은 기록을 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부진에 빠져 한번도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모태범은 시즌 마지막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적을 보였다. 모태범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3위가 목표였다.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집중한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모태범을 지도하는 케빈 오벌랜드 코치는 “나는 태범이가 해낼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는 강하다”라며 감격을 전했다.

이로써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남녀 500m 동반우승을 차지했던 모태범과 이상화의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 2연패 전망은 더욱 밝아졌다. 이들은 한국에 돌아가 잠깐의 휴식 뒤 다시 4월께부터 올림픽 2연패를 향해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내년 이맘때쯤 소치에는 다시 한번 폭풍이 불 것으로 예고된다.

한편, 여자 단거리 유망주 김현영은 1·2차 합계 78초92로 22위를, 이강석은 71초34로 21위를 기록했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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