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감독 구속 파장
“물의 일으켜 팬들에 죄송”
감독직 사의 의사 밝혀
한선교 KBL총재도 ‘사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대 위기
“물의 일으켜 팬들에 죄송”
감독직 사의 의사 밝혀
한선교 KBL총재도 ‘사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대 위기
구속에 이은 감독 사의 표명.
하루 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강동희(47) 원주 동부 감독이 12일 변호인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단과 농구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감독직 사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농구판은 큰 충격에 빠졌다.
강 감독의 승부 조작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고 싶었던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선교 총재가 사죄했다. 강 감독의 소속 구단인 동부 역시 팬들에게 사과의 성명을 냈다.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현역 감독이 승부 조작과 관련돼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프로농구뿐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끼친 타격은 엄청나다.
한 총재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가장 큰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더이상 강 감독에 대한 변호를 포기하고 파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도이다.
검찰은 강 감독이 승부 조작과 관련돼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고, 강 감독은 아직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지목한 승부 조작 관련된 경기는 네 경기이다. 2011년 2월말,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해 놓은 동부는 일부러 져주며 강 감독은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2월26일 에스케이(SK)와의 경기에서 700만원을, 3월11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와 3월13일 케이티(KT)와의 경기에서도 각각 1500만원을, 3월19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1000만원 등 모두 4700만원을 강 감독이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 영상과 사설 스포츠토토의 베팅 상황, 그리고 강 감독과 주변 인물들의 은행 계좌 인출 내역을 분석하며 법정에서 강 감독의 유죄를 입증할 방침이다.
농구팬들은 억대 연봉을 받았던 강 감독이 몇천만원을 받으며 위험한 도박에 연루된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계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브로커들이 처음엔 친분을 이유로 접근해 금전 거래를 하다가, 본격적으로 승부 조작을 하며 감독을 공범으로 만드는 수법을 쓴다고 이야기한다.
승부 조작에 연루된 감독이 강 감독 이외에도 더 나올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승부 조작은 이제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유로폴(유럽공동경찰기구)은 전세계 680여 경기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선수, 심판, 구단 관계자를 포함해 수사 대상자만 425명이다. 적발된 경기엔 월드컵 예선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도 포함돼 있다. 유로폴은 아시아에 기반을 둔 범죄조직이 전세계 축구 경기에서 승부 조작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의 매출 규모도 확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의 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합법적 스포츠 베팅 사업인 스포츠토토 시장의 3배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2011년에 신고된 불법 사이트만 1만3755개. 실제 운영되는 사이트는 신고 건수보다 10배 이상 될 것으로 추측된다.
‘코트의 마법사’로 불리며 한국 농구사에 최고의 가드로 1990년대 전설적인 ‘기아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허동택(허재, 강동희, 김유택) 트리오의 한명인 강 감독은 이제 농구판에서 영구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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