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우승 SK 문경은 감독
권위보다 형님처럼 선수와 호흡
끈끈한 유대감으로 팀 화합시켜
아침식사 전 자유투 100개 고집
모래알 조직력 차돌로 조련시켜
권위보다 형님처럼 선수와 호흡
끈끈한 유대감으로 팀 화합시켜
아침식사 전 자유투 100개 고집
모래알 조직력 차돌로 조련시켜
아이돌 스타같이 무스 바른 올린 머리, 훤한 얼굴, 밝은 색깔의 넥타이, 줄이 바짝 선 양복 바지, 맵시있는 구두, 그리고 부드러운 조근조근한 목소리.
현역시절 ‘람보 슈터’라고 불리던 에스케이(SK)의 문경은(41) 감독이 9일 전주 원정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41승9패로 앞으로 남은 4경기에서 전승하면 역대 최고 승률 팀이 된다. 호화 멤버를 보유하고도 지난 10년간 플레이오프에 한번 진출했던 빈약한 팀이 아니다. ‘모래알 조직력’은 ‘차돌 팀워크’로 바뀌었다. 무엇이 문경은 감독의 조련술 비법일까?
선수들은 ‘소통을 잘하는 형님’으로 문 감독을 따른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문 감독은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마치 고참 선수처럼 훈련시간 외에는 농담도 하며 끈적한 연대감을 유지한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 감독과 선수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 열린 마음을 가진 형님에게 작전 지시를 들으니 선수들은 실수를 해도 주눅이 들지 않은 채 창의적인 농구를 할 수 있다.
문 감독은 강한 훈련을 고집했다. 선수들은 숙소에서 아침 기상과 함께 100개의 자유투를 한 뒤 함께 식사를 하는 규율을 지켰다. 처음에 힘들어하던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슈팅 연습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상대를 제압하는 작전은 어떤가. 문 감독은 앞 선에 3명, 골밑에 2명이 포진하는 변형된 3-2 지역방어로 상대를 숨막히게 했다. 흔히 ‘3-2 드롭존’이라고 불리는 이 전형에서는 앞 선 중앙에서 막다가 골밑까지 오가는 장신의 역량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가냘프지만 만능인 2m01의 애런 헤인즈가 악착같은 움직임으로 자기 몫을 해내면서 문 감독의 작전이 대박을 터뜨렸다.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로 프로농구가 최악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우승의 기쁨을 맛본 문 감독은 “명문 구단의 전통을 세우고,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오명을 떨쳐낼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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