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격투사들 옥타곤 문 열었다
UFC 창설 이래 첫 여성 경기
라운드걸 역할서 주인공으로
라우시, 카무슈 꺾고 1차방어
UFC 창설 이래 첫 여성 경기
라운드걸 역할서 주인공으로
라우시, 카무슈 꺾고 1차방어
여성 격투사가 전세계 격투기 팬들을 홀렸다.
남성 격투사에 버금가는 강한 체력과 의지, 그리고 섬세한 기술로 팔각형 철망인 옥타곤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 최고의 격투기 기구인 유에프시(UFC)에 처음 여성 경기가 등장했고, 남성 경기를 제치고 메인 이벤트 자리를 차지했다.
2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벌어진 ‘유에프시 157’ 대회에서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라우시(26·미국)는 도전자 리즈 카무슈(29·미국)에게 1라운드 4분49초 만에 가로누워 팔꺾기(암바)로 항복을 받아내 승리를 거뒀다. 유에프시가 여성부 경기를 신설하고 연 첫 경기이다. 라우시는 다른 기구에서 활약하다가 유에프시 초대 밴텀급 챔피언으로 인정을 받아, 이날 첫 방어전을 했다.
여성은 그동안 유에프시에서 라운드걸 역할에 그쳤는데, 이날 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여성 격투사 시대를 열게 됐다. 경기 내용도 메인 이벤트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쳐 앞으로 여성 격투기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원섭 유에프시 아시아 이사는 “최근 유에프시가 한국에 여성 격투사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선수 물색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유도, 태권도 선수 출신의 여성 격투사 지망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최고의 주인공인 라우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으로 2011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후 이날 경기까지 7경기 연속 1라운드에 암바승을 따내며 ‘암바 여제’로 자리잡았다. 승리한 7경기 가운데 5경기는 1분 안에 끝났다. 평균 경기시간 1분50초.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기회가 오면 팔 관절을 꺾는다. 접근전을 펼쳐 상대를 넘어뜨린 뒤 암바로 바로 항복을 받아낸다는 간단하지만 위력적인 경기 스타일은 상대방이 알면서도 막을 수 없는 기술이라 더욱 공포스럽다. 라우시는 외모도 수려하고 화려한 입담도 갖추고 있어 격투기의 스타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이날 경기도 라우시는 상대 카무슈의 거센 도전에 고전하다가 1라운드 종료 11초를 남기고 괴력의 암바로 카무슈의 오른손을 꺾어 방어에 성공했다.
미국 여성 최초의 유도 세계선수권자였던 어머니에게 유도를 배운 라우시는 어릴 때 아버지의 자살로 큰 충격을 받았다. 교통사고로 척추부상을 입고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라우시의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사건은 라우시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라우시는 승리한 이후 인터뷰에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상대방이 뒤에 올라타 목조르기(초크)에 걸렸을 때 상의 경기복이 내려갈 뻔했다. 좀더 큰 옷을 입어야 할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여성부 경기는 절대 열지 않겠다던 유에프시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라우시의 상품성에 여성 경기를 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앞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료토 마치다(25·브라질)가 댄 헨더슨(42·미국)을 꺾고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했다. 마치다는 오는 4월 맞붙는 존 존스-체일 소넌전의 승자와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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