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인 압둘라 알 도이(가운데)와 국가대표인 그의 아들 이사와 딸 림이 태권도 옆차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온 바레인 태권도 대표 가족
아버지는 7단, 아들은 4단, 딸은 2단. 아버지는 국가대표 감독, 아들과 딸은 국가대표. 중동 바레인에서 태권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태권도 일가족이 한국에 왔다.
지난 22일 경기도 남양주 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관 온 압둘라 알 도이(48)는 아들 이사(23)와 딸 림(19)에게 한국 선수들의 태권도 기술을 세심하게 설명했다.
“공격을 섣불리 하다간 저 선수처럼 가슴에 반격을 당해 점수를 허용해. 상대가 발 공격을 하는 틈을 타 옆구리를 타격해야 해.” 도이에게 설명을 듣는 아들과 딸은 태권도 종주국의 국가대표 후보들이 펼치는 화려하고 날카로운 기술에 감탄사를 터뜨렸다.
도이는 바레인의 리파시에서 이 나라에서 가장 큰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바레인 태권도의 대부. 500여명의 제자들이 태권도장인 ‘도이스 올림픽센터’에서 태권도를 수련한다. 대부분의 바레인 태권도 국가대표는 도이의 제자들.
도이는 어릴 때 7년간 일본 가라테를 수련했다. 그러다가 태권도를 시작했다. “가라테는 공격하다가 동작을 멈추곤 했어요. 태권도는 손발로 다양하고 파괴력 있게 공격과 방어 기술을 구사하는 것을 보고 반하게 됐어요.” 바레인 해군에 복무하며 태권도 대표 선수로 선발돼 1992년 미국 유에스 오픈 태권도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도이는 제대 뒤 태권도장을 열고 제자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바레인 국가대표 감독인 도이는 “현재 바레인에는 가라데 인구가 3000명인 데 비해 태권도는 5배인 1만5000명 정도가 수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도이의 아들 이사는 2살 때부터 태권도를 익혔다. 바레인 국가대표인 이사는 지난해 아랍 태권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태권도 강자. 딸 림 역시 4살 때 입문했고 6년 전부터 국가대표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발차기가 특기인 림은 “높은 점수가 올라가는 얼굴차기로 2008년 코리아 오픈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고 자랑한다.
도이는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자리잡으며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2016 리우 올림픽을 위해 벌써부터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한다. 도이는 “아들과 딸이 리우 올림픽 메달을 딸 것”이라며 자신있게 옆차기를 한다.
남양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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